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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증가 3개월 내리 '주춤'…청년실업률 18년만에 최악(종합)

박종오 기자I 2017.07.12 11:35:32
△한 구직자가 지난 7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은평구청에서 열린 여성 일자리 매칭 행사에서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내 일자리 증가 규모가 3개월 연속 축소되면서 지난달 30만 개 선에 턱걸이했다. 음식업, 숙박업 등 내수 서비스업 고용 사정이 나빠진 영향이다. 청년 실업률은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임을 재확인했다.

◇일자리 증가 폭 3개월 연속 ‘주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2686만 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0만 1000명 늘었다. 다만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앞서 지난 3월 46만 6000명에서 4월 42만 4000명, 5월 37만 5000명 등으로 3개월 내리 축소됐다.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뜻이다.

이는 서비스업 일자리 부진 때문이다.

업종별로 지난달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가 작년보다 3만 8000명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수도 5월 5만 2000명에서 6월 8000명으로 증가 폭이 작아졌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서비스업 고용이 둔화한 것은 내수 부진과 더불어 2015년 6월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 여파로 크게 위축됐던 음식·숙박업 취업자가 작년 6월에는 다시 많이 증가했던 데 따른 반대 효과도 있다”고 했다. 작년 이맘때 취업자가 워낙 많이 늘어나 올해는 상대적으로 부진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이야기다.

자영업자도 과당 경쟁 여파로 지난달 4만 1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자영업자는 작년 10월부터 매달 전년 대비 10만 명 이상 늘다가 지난 5월부터 증가 규모가 10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반면 건설업 취업자는 작년보다 14만 9000명 늘며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 경기 호황에 힘입어 최근 준공한 아파트가 부쩍 많아지는 등 일용직 중심 일자리가 늘고 있어서다. 교육서비스업과 부동산업 및 임대업도 취업자 수가 각각 8만 5000명, 6만 1000명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1만 6000명 늘며 작년 7월(-6만 5000명) 이후 1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빈 과장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정밀 제조업 등의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작년 6월 제조업 일자리가 워낙 적게 늘어나 지난달 지표가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보이는 영향도 있다”면서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가 여전해 긍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고 했다.

◇청년실업률 10.5%…18년 만에 최고



지난달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1.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97년 6월(61.8%) 이후 동월 기준으로는 최고치다.

6월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도 3.8%로 0.2%포인트 올라갔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 조짐이 없다.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작년 6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0.5%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6월(11.3%) 이후 동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빈 과장은 “지난달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통계상 실업자로 잡힌 청년 취업 준비생이 예년보다 약간 많았고, 여전히 청년의 민간 고용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취업 준비생과 주당 근로시간 36시간 미만인 청년, 구직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포함한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고용 보조지표 3)은 23.4%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이 2015년 1월 해당 수치 집계를 시작한 이래 6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것이다.

빈 과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외형적인 고용 지표가 나빠 보이지는 않지만, 청년, 20대 등 특정 나잇대 고용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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