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서거]김덕룡 “YS, 제대로 된 평가해주셨으면 생각 간절”

선상원 기자I 2015.11.23 11:42:14

민주주의 신념·국민에 대한 믿음으로 굴하지 않고 싸워
23일 단식 때 제일 힘들어, 약속 지키는 사람이 좋은 사람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김덕룡 겨레의 숲 공동대표는 23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삶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화 시대 개막을 위해서 하늘이 보낸 거목이라고 할까요.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정치인, 요새 정치인이 참 존경을 못 받는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온 몸을 던졌던 대통령, 그리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취임 이후에 여러 개혁정책을 썼던 분으로, 우리 정치학자들이나 역사가들이 조금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특유의 낙관적인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두 번째로 국민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우리 국민이 결국은 독재를 이겨낼 것이다 하는 믿음이고, 또 시대의 큰 흐름, 다시 말해서 민주화 시대가 온다는 그런 확신을 가지셨기 때문에 그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싸웠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온갖 역경을 헤쳐 나가면서 언제가 제일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제일 힘들었던 시기는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에 생명을 걸고 23일간 단식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분의 성격으로 볼 때 도저히 끝낼 것 같지 않은데, 이거 어떻게 큰 사고가 나지 않나, 이런 안타까움이 있었고요. 또 국회의원직 제명을 당하지 않습니까. 그때 저는 형무소에 있었는데, YH사건 때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긴급조치9호로 제가 구속되었는데요. 감옥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웠다”고 기억했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꼽아달라고 하자, 김 대표는 “독재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은 무너지고 만다는 그런 신념으로 말씀하셨는데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고요. 그리고 국회의원 제명 당시에, 그때 김 대통령께서는 ‘나는 잠시 살기 위해서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전두환 정권 시절에 두 번 가택연금을 당하셨는데, 그때 ‘인간 김영삼을 가둘 수 있지만 김영삼의 양심은 가둘 수 없다’ 이렇게 말씀하신 일이 있다”며 세 가지를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마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두 사람 다 김 전 대통령이 발굴했다. 이 외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정치권으로 이끈 것도 김 전 대통령이다.

인재 발굴 기준을 묻자, 김 대표는 “YS께서는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 아니냐. 좋은 정치를 하려면 좋은 사람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고요. 그럼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능력도 물론 있어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거짓말 하지 않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그 약속 지키는 것에 아주 집착하셨어요. 특히 작은 것 같지만 시간 약속, 항시 약속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는 그런 일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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