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학 및 의약기업 머크의 한국법인인 한국머크의 미하엘 그룬트 대표는 18일 “앞으로 수년내 OLED는 기존 실리콘으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 및 전자제품 시대를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대혁신을 몰고 올 것”이라며 “OLED 기술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기존 산업의 판도를 변화시키는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하엘 그룬트 대표는 이날 한국머크가 ‘달력으로 한국문화 알리기’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마련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지난 1668년에 설립된 독일기업 머크는 올해로 창립 346년을 맞이한 세계적 장수기업으로 손꼽힌다.
게임 체인저는 기존 시장의 흐름이나 판을 통째로 바꾸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사건, 사람 등을 의미한다. 애플의 아이폰, 소니의 워크맨 등이 대표적이다.
LCD 대비 OLED의 높은 가격대가 OLED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OLED가 LCD 대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며 “다만 시간 문제일 뿐이며 지금으로서는 최소 몇년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그는 향후 한국에 OLED 소재 생산공장을 직접 설립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세계적 디스플레이 수요업체들이 있는 한국이 최적지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그는 “한국에 있는 OLED 연구소에서 가시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내고, OLED에 대한 고객사들의 수요가 커지면 공장신설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머크는 LCD 패널에 들어가는 액정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업체이기도 하다. 머크는 한국에 2008년에 액정기술 연구를 위한 첨단기술센터(ATC)를, 이어 2011년에는 OLED 어플리케이션 연구소를 각각 설립해 운영하면서 한국을 첨단소재 연구·개발(R&D)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한편 한국머크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 화가의 작품을 삽입해 만든 내년도 회사달력을 제작해 배포한다. 한국머크가 지난 2009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올해로 6번째를 맞이한다. 머크의 2015년 한국 캘린더 작가로는 김건일씨가 선정됐다.
한국머크는 “그가 활용하는 보는 관점과 방향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이는 왜상기법은 기존 틀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머크의 철학과 닮아있다”며 김 작가의 선정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머크의 달력을 통한 한국문화 알리기 마케팅은 머크의 여러 해외지사에서도 모방해 추진하고 있을 만큼 사내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