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수출을 두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프랑스와 한국 사이에 또다시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UAE 원전 수주에 이어 이라크 재건 사업을 두고도 서로 맞붙은 것. 물론 이번에도 한국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프랑스측의 경계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이라크 경제협력 사절단이 방문했을 때, 공교롭게도 프랑스는 산업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라크 재건사업을 두고 양국이 다시 경쟁국 관계가 됐다.
우리나라 사절단은 이라크 현지에서 대대적인 환대를 받았지만, 프랑스는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현지의 지배적인 평가다. 이라크 총리와 7개 부처 장관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모두 한국의 사절단과의 행사에 여념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사절단을 이끌었던 최경환 장관은 "이라크에서 국빈급 대접을 받았다"며 "도착하자마자 기자회견을 했고 총리 등과 회담 마치고 나서 또 기자회견을 했는데 모두 TV로 생중계 됐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라크는 한국을 가장 적절한 재건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후속조치 등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정부는 250만배럴 규모의 석유생산을 1200만배럴 수준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기반으로 이라크 재건을 이룬다는 야심 찬 계획을 마련해 놨다.
이라크 재건 사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 장관은 "이라크에서 가스, 유전 외에도 방산수요가 굉장히 많다"며 "안정만 되면 틀림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사절단의 환대 분위기 속에서 그간 이라크 사업에서 배제됐던 석유공사와 SK에너지(096770) 등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석유공사와 SK에너지는 지난 2007년 하반기 이후 이라크 남부의 대규모 유전광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중앙정부의 허락 없이 쿠르드 자치정부 지역 내 광구 개발에 참여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 장관은 "지금까지 이라크 정부에서 석유공사는 만나주지도 않았지만, 이번 총리 면담 때 석유공사 사장을 데려가 `괘씸죄`를 상당히 완화했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이라크 석유부와 지난해 11월 체결한 의향서(LOI)를 바탕으로 도라 정유공장의 현대화 사업에 대해 협의하고, 신규 정유공장 건설을 위한 합동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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