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화여학교 소녀 6명, 98년만에 독립운동 공적 인정받아

김관용 기자I 2018.08.13 10:34:47

광복절계기 독립유공자 177명 포상
올해부터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 개선
177명 중 65명이 개선안으로 포상돼
여성·무명 의병 등 발굴·포상 사각지대 해소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3·1운동 1주년을 맞아 교정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6명의 여학생들에게 오는 8월 15일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1920년 3월 1일 서울 배화여학교 학생들은 일제히 학교 기숙사 뒤편 언덕과 교정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다 수십 명이 일경에 검거돼 재판에 회부됐다. 이 가운데 김경화·박양순·성혜자·소은명·안옥자·안희경 등 공적과 옥고가 확인된 6명이 이번에 포상을 받게 됐다. 학생들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당일 등교하자마자 학교 기숙사 뒷산과 교정에서 일제히 독립만세를 외침으로써 1년 전의 거족적인 3·1운동을 재현했다. 포상자 6명은 10대 후반의 어린 여학생들로서 최연소자인 소은명의 경우 16세에 불과했다.

김경화(윗줄 왼쪽부터)·박양순·성혜자·소은명(아랫줄 왼쪽부터)·안옥자·안희경 선생이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를 당시 모습[출처=국가보훈처]
이와 함께 국가보훈처는 올해 광복절을 계기로 6명의 배화여학교 학생들 뿐 아니라 177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고 밝혔다. 건국훈장 93명(애국장 31, 애족장 62) 건국포장 26명, 대통령표창 58명이다.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으며 여성은 26명이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73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이 가운데에는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을 개선함으로써 포상된 분들과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전문가 용역 등 정부의 노력으로 포상된 분들이 다수 포함됐다. 우선 올해 4월 포상 심사기준 개선으로 177명 가운데 65명(36.7%)을 포상했다. 3개월로 되어 있던 최소 수형·옥고기준을 폐지해 3개월 이하라도 독립운동으로 인해 옥고를 치른 경우도 포상하기로 했다. 또 독립운동 참여 때문에 퇴학을 당한 경우 학생신분을 감안해 포상하고, 실형을 받지 않았더라도 적극적인 독립운동 활동 내용이 분명하면 포상을 전향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을 확대하기 위해 전문가 연구용역을 실시(2018.1.12~5.12)해 20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추가 조사와 검증을 거쳐 26명을 포상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분은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만912명, 건국포장 1253명, 대통령표창 2887명 등 총 1만5052명으로 이중 여성은 32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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