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올 들어 석 달 사이에 재학생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전문계고 출신 신입생, 과학고 출신 2학년생에 이어 일반고 출신 4학년 재학생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행여 '베르테르 효과'를 불러오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KAIST는 30일 설명자료를 통해 "그 원인이 무엇이든 한 가정의 소중한 아들이자 국가적으로 촉망받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청년의 삶이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난 데 대해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은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학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근 마련해 시행 중인 프로그램 이외에 추가적으로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면밀한 검토에 즉시 착수했다"면서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AIST는 올해 신입생을 대상으로는 심리검사를 실시했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이 전 학년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자 그 범위를 전체 학생으로 확대해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내기 지원실 개설 등 대학생활 적응 프로그램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안도 검토 대상인데, 외부 전문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여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에너지를 맘껏 발산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체육활동을 강화하고, 성적에 따른 수업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납부액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학기 초에 점수를 미리 부여한 뒤 학기 말에 자발적으로 약속 불이행에 따른 점수를 반납하도록 해 남은 점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명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올 들어 KAIST에서는 지난 1월 8일 전문계고 출신 1학년 A(19)군이 성적 비관 등으로 학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달 20일 경기 수원시에서 과학고 출신 2학년 B(19)군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4학년 C(25)씨가 투신하는 등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