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8월31일 0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오리엔트바이오(002630) 영장류 비임상시험(CRO) 사업 수행역량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회사는 자체 영장류 공급망과 대규모 시험 계획, 생산부터 시험·분석까지 아우르는 연구지원체계를 잇달아 강조해왔다. 하지만 실제 공급능력과 CRO 수행범위, 전문인력, 질환모델 등 사업 경쟁력을 가늠할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데일리는 26일 오리엔트바이오가 최근 배포한 영장류 CRO 관련 보도자료와 회사 측 설명을 토대로 회사가 내세운 사업 경쟁력과 실제 수행역량을 짚어봤다.
한 달 새 영장류 CRO 잇단 홍보…“시험·QA·규제대응·데이터분석 총괄”
오리엔트바이오는 지난달부터 영장류 CRO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15일 ‘오리엔트캄과 영장류 CRO 독점사업권 계약 체결…글로벌 비임상 플랫폼 구축 본격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회사는 “오리엔트캄이 보유한 영장류 생산시설을 활용해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CRO 사업을 독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오리엔트바이오는 고객사 계약을 비롯해 비임상시험 수행, 품질보증(QA), 규제 대응,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기반 비임상 플랫폼 개발을 총괄한다. 오리엔트캄은 영장류 사육과 생산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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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뒤인 지난달 20일에는 ‘오리엔트바이오, 연구용 영장류 공급난에 수혜 기대…비임상 사업 가치 부각’이라는 자료를 추가로 내놨다.
이 자료에서는 중국 내 게잡이원숭이 가격을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연구용 영장류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자체 공급망을 확보한 오리엔트바이오의 경쟁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취지였다.
지난 4일 배포한 SPF 실험용 토끼 생산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CRO 사업 경쟁력을 재차 강조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실험동물 생산·공급 역량과 비임상시험(CRO) 서비스를 연계해 연구용 실험동물의 생산부터 공급, 시험, 분석까지 이어지는 연구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년 연구소장의 설명은 한층 구체적이었다.
김 소장은 지난달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관계사를 통해 영장류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탈모치료제 OND-1 개발 과정에서 100마리 이상의 영장류를 활용하는 대규모 동물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마리가 넘는 영장류를 활용한 시험을 진행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안정적인 생산·공급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100마리 이상 시험’ 언급했지만…사육두수·생산량은 비공개
하지만 이를 가늠할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리엔트캄 전체 사육두수와 번식 가능한 개체 수, 연간 출산 개체 수, 현재 즉시 시험에 투입할 수 있는 2~5세 개체 수를 질의했지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오리엔트바이오 관계자는 “영장류 생산량과 구체적인 공급 가능 규모는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전체 사육두수와 번식 개체 수, 연간 생산량, 시험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개체 수는 영장류 생산 및 공급 경쟁력과 직접 연결되는 정보”라고 말했다.
회사가 강조하는 ‘안정적인 공급망’이 어느 정도 규모를 의미하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가 영장류 시험을 수행해야 할 경우 시험 조건과 일정에 맞춰 필요한 동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국 100마리 이상의 영장류를 활용한 대규모 시험 계획은 공개했지만, 이를 실제로 뒷받침할 생산·공급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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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숭이 20만위안 공개했지만…자체 조달가격은 “영업비밀”
가격 경쟁력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앞선 보도자료에서 중국 내 게잡이원숭이 가격이 18만~20만위안(3707만~4119만원)까지 상승했다고 직접 밝혔다.
이에 관계사 오리엔트캄을 통해 실제 얼마에 영장류를 조달하는지, 외부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조달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리엔트바이오 관계자는 “영장류의 구체적인 조달가격과 원가는 거래조건과 회사 원가구조에 해당하는 영업비밀”이라며 “실제 가격은 시장 수급 상황 등에 따라 매우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관계사를 통한 조달가격이 일반 시장가격보다 낮은지를 묻는 질문에도 “공급가격은 계약 당시 시장 여건과 공급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사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답했다.
외부 시장의 높은 가격은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경쟁력을 강조했지만, 정작 관계사 공급망이 어느 정도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PK·병리·통계 등 CRO 핵심 역량 질의엔 답변 없어
보다 핵심적인 부분은 실제 CRO 수행범위다. 이데일리는 회사가 말하는 ‘영장류 CRO’가 단순 투약과 독성시험에 그치는지, 약동학(PK)·독성동태(TK), 면역원성, 항약물항체(ADA), 사이토카인 분석, 심전도, 안과검사, 영상검사, 부검, 조직병리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시험 종료 후 최종 통계분석과 규제기관 제출용 보고서까지 자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지도 함께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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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분석 역량에 대해서도 내부에 통계 전문인력을 두고 있는지, 시험설계 단계에서 표본 수 산정과 통계분석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하는지, 아니면 외부업체에 위탁하는지를 물었지만 회사 측은 답하지 않았다.
독성병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장류 조직을 전문적으로 판독할 수 있는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 임상병리·해부병리·독성병리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질의했으나 답변은 없었다.
특히 회사가 보내온 회신서에는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 불가’ 등의 설명도 없었다. CRO 수행범위와 통계·독성병리 역량, 질환모델 등을 묻는 관련 문항 자체가 빠져 있었다.
당초 질문지에는 8~15번 사이에 해당 내용을 묻는 9개 문항이 포함돼 있었지만 회사 측 회신본에서는 이들 문항이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비임상시험 수행뿐 아니라 QA, 규제 대응, 데이터 분석까지 직접 총괄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 어느 영역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는 영장류 CRO 사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핵심 잣대가 된다. 하지만 회사 측 답변만으로는 구체적인 수행범위와 이를 뒷받침할 전문역량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질환모델 보유 여부도 미확인…폐암·위암 등 세부 질문 ‘무응답’
영장류 질환모델 역시 구체적인 사업화 수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질환모델은 단순히 동물에게 특정 질환을 유발하는 것만으로 상업적 CRO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복성과 재현성을 갖추고 사람 질환과의 유사성, 표준치료제에 대한 반응 등이 검증돼야 실제 효능시험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이데일리는 오리엔트바이오의 CRO가 정상 영장류에 후보물질을 투여해 안전성과 독성을 평가하는 수준인지, 사람의 질환을 모사한 질환모델을 활용해 후보물질의 효능평가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암·대사질환·신경질환·안과·자가면역·감염병 가운데 현재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영장류 질환모델이 몇 종류인지도 물었다.
모델의 검증 수준에 대해서도 조직병리, 영상, 혈액 바이오마커, 유전자 발현 등을 통해 사람 질환과의 유사성을 입증한 자료가 있는지, 표준치료제 투여 시 사람과 유사한 치료반응을 확인했는지를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폐암에 대해서는 영장류에서 자연발생 원발성 폐암이 드문 만큼 관련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연발생 모델인지, 발암물질 유도모델인지, 유전자조작 또는 종양세포 이식모델인지도 물었다.
위암 모델이 실제 CRO 효능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탁할 수 있을 정도로 표준화돼 있는지, 대장암을 포함해 어떤 암종을 우선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인지도 확인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들 질환모델 관련 문항 역시 회사가 보내온 회신본에서는 모두 빠져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