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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전의 지역화폐는 대전시가 운영하는 ‘대전사랑카드’가 유일하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2년 7월 취임 이후 전임 시장이 도입한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의 환급 혜택을 줄이고 명칭도 변경했다. 당시 이 시장은 “지역화폐는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 이상을 위한 표퓰리즘 정책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지원과 일자리 창출에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전시는 2022년 하반기 환급혜택(캐시백)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에는 3%로 대폭 축소했다. 충전 한도 역시 매월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였다.
중구의 독자적인 지역화폐 발행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중구가 단독으로 발행한다고 하면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순수하게 구 재정만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동일 지역에서 광역과 기초지자체가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예상된다. 2022년부터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광역지자체를 거쳐야 하면서 대전 중구가 독자 발행을 감행하게 되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 중구 재정자립도는 11.8%로 대전 5개 자치구 중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독자적으로 지역화폐(대덕e로움)를 운영했던 대전 대덕구도 국비 지원이 중단되자 2022년 결국 폐지했다. 행안부도 지난달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삭감하는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정치권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논평을 통해 “지역화폐의 경제적 손실과 부작용은 이미 증명됐다”며 “대전시에서 이미 대전사랑카드를 운영 중인 상황에서 자체 지역화폐를 도입하면 혼란이 발생할 것이며 중구 예산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대전시당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환영하고 국민의힘 소속 중구 의원들도 만장일치로 찬성하는 상황”이라며 “지역화폐 발행액의 10% 예산으로 골목 경제가 활기를 띤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행정·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인 측면에서 본다면 지역화폐는 일단 낙제점”이라며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정쟁만 남아 있어 당분간 정상적인 운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