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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가장 큰 대목은 이들 범죄의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고, 설사 이유가 있다고 해도 우발적인 사건이 대부분이 때문이다.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은평 주민 살해’ 피의자인 백씨는 범행 동기를 묻자 “나라를 팔아먹는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라는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했고, 숭례문 지하보도에서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70대 남성 A씨는 범행을 왜 저질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몰라요”라고 답했다.
특히 범죄 발생 장소가 아파트 단지 앞, 지하보도, 공용 쉼터 등 일반 시민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곳이라는 점에서 공포는 더해진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26)씨는 “무인카페에서 자주 공부를 하는 편인데 최근에 사건이 있어서인지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면 불안해진다”면서 “결국 2만원을 주고 호신용 호루라기를 샀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면 순간 옆에서 큰 소리가 나거나 움직임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놀라게 된다”면서 “뉴스에서 호신용품 구매가 는다는 기사를 보면 유난이다고 생각했는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는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53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살인 5건을 비롯해 살인미수 6건, 상해 30건, 폭행 12건 등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찰의 순찰 강화만으로는 부족하고, 관계 기관과 협조해 이상동기 범죄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정책으로 본다면 정신질환 치료 전력 정도가 심각한 사람은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이들이 방치돼 버리면 은평구 사례에서 보듯이 문제가 될 수 있어 경찰이 보건 당국과 협조해서 이들을 추적해서 가족을 확인하는 등의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