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에 뿔난 노래방…"위드 코로나? 상갓집 분위기"

김호준 기자I 2021.10.29 15:45:28

강성천 중기차관, 노래방·카페 등 소상공인과 간담회
"백신패스, 배려 없는 조치…구제 방법 찾아달라" 토로
카페업계 "스벅 등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적합업종 신청 고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차관이 29일 서울 관악구 ‘네이밍카페 커피고’에서 소상공인 업계 대표들을 만나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이재인 코인노래방협회 이사, 경기석 코인노래방협회 대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고장수 카페사장연합회 대표, 김태윤 스터디카페연합회 대표.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코인노래방은 ‘백신패스’ 때문에 상갓집 분위기입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장)

정부가 29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지침을 밝혔지만 코인노래방과 실내체육시설 등 ‘백신패스’를 적용받는 일부 업종 소상공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한 카페에서 코인노래방·카페·스터디카페 등 소상공인 업종 단체 대표들은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만나 ‘위드 코로나’ 이후 소상공인 업계 현안을 논의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장은 “백신패스는 너무나 배려가 없는 조치”라며 “홍대 등 번화가에서 노래방을 찾는 손님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50%에 불과한데, 그만큼 매출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는 노래연습장이나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등 감염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입장할 때는 접종증명서나 PCR(유전자 증폭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는 이른바 ‘백신패스’를 도입한다.

경 회장은 “다른 업종 점주들은 위드 코로나라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분주한데, 코인노래방은 상갓집 분위기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강 차관은 “백신패스는 2주간 계도기간을 부여할 예정이고, 시행 4주 이후에는 평가를 하게 돼 있다”면서 “4주 간 (전파) 상황을 보고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방역당국에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신패스로 인한 손실은) 손실보상이 제대로 안 되는 게 사실”이라며 “노래방은 영업제한으로 타격이 컸고, 아직도 어려움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에 다시 한 번 개선을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차관이 29일 서울 관악구 ‘네이밍카페 커피고’에서 손실보상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좌측부터 이재인 코인노래방협회 이사,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고장수 카페사장연합회 대표. (사진=중기부)
‘위드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고장수 카페사장연합회장은 “다른 업종은 폐업률이 10% 남짓이지만, 카페는 유독 폐업률이 20%를 넘는 등 과다경쟁으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특히 원두나 우유 등 원자잿값이 올 초 대비 폭등한 상황으로 비용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특히 영세 카페업계는 스타벅스 등 카페 프랜차이즈 대기업이 매장을 늘리면서도, 배달 서비스까지 추진해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장수 카페사장연합회장은 “스타벅스라는 거대 기업이 배달까지 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타벅스와 상생안 관련 미팅을 하고 있는데, 카페 업종을 중소기업·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신청해야 할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강 차관은 “긴급자금 대출이나 원자재 구매자금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농식품부 등 다른 부처를 통해 원자재 수급 안정에 중기부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 없는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