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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부동산 대란…KDI “집·전셋값 잡기 어렵다”

최훈길 기자I 2020.11.11 12:00:00

코로나 여파로 확장적 재정·완화적 통화 전망
돈 풀리고 금리 낮아 집·전셋값 안정 힘들어
임대차법·세법 강화로 ‘매물 잠금’ 계속될듯
홍남기, 대책 논의했지만 뾰족수 없어 고심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내년에도 집값이 뛰고 전세가 들썩이는 부동산 대란이 우려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재정 지출을 늘릴 전망이어서 올해만큼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기 때문이다. 서민 주거안정을 우선 과제로 삼고 부동산정책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11일 2020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과 관련해 “코로나19 여파로 앞으로도 확장적 재정·완화적 통화정책이 예상된다”며 “유동성 공급,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집값과 전셋값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2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10주간 0.01%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유지해왔지만, 지난주 들어 변동률이 0.02%로 상승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도 서울 전세가는 오름세를 지속하며 71주 연속으로 올랐다.

이렇게 전세대란은 심각한데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이날 관련 논의를 했지만, 정부 대책은 나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수록 서민 부담만 가중될 전망이다. 경기 부진은 계속되는데 집값·전셋값만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규철 실장은 “내년에 내수회복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자영업자 등을 위한 3차 긴급재난지원금이 편성될 수 있다.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 상황이 악화하면 금리를 더 내려야 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여러 요인으로 영향받지만 이렇게 유동성 공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집값·전셋값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존 대책의 궤도 수정 없이는 전세대란을 해소하기 힘들 것으로 봤다. 임대차법 시행, 실거주 요건 강화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 사기도 팔기도 힘든 세 부담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인천대 경영학부 교수)은 “내년 하반기에 양도세·재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배부되면 피부로 느끼는 세 부담이 훨씬 클 것”이라며 “부동산 규제 풍선 효과, 세금폭탄 후유증을 줄이는 정책으로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의 ‘2020년 11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2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1주 연속으로 올랐다. 단위=% [자료=한국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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