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기업들의 하반기 공개채용이 한창이다. 점차 좁아지는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구직자들은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이다. 실제 기업에서 채용과정 별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면접을 꼽을 만큼 그 비중이 높다. 반면 이러한 면접으로 인해 구직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채용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면접 중 불안 혹은 공포를 느낀 이들이 전체 75.6%에 달한다.
구직자들은 이러한 면접의 공포를 이겨내고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보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평소에 긴장을 많이 하는 이들의 경우 모의면접이나 스피치 학원 등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을 통해 긴장을 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여전히 목소리가 떨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긴장, 혹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목소리 떨림은 모의연습 등 훈련이나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그러나 만약 자신이 긴장하지 않았음에도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이 나왔다면 이는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심인성 떨림’과 ‘구조적 떨림’은 달라
목소리 떨림 증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긴장, 스트레스로 인한 소위 ‘심인성 떨림’이다. 중요한 발표나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에서 긴장을 과도하게 하게 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혹은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거칠어져 이로 인해 목소리가 떨리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대개 그 원인인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연습이나 상상, 혹은 사전 조사 등을 통해 낯선 상황에 대한 긴장을 줄이고, 그래도 쉽지 않다면 심호흡을 하거나 음악, 스트레칭 등 자신만의 긴장 이완법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특정 상황이 아닌 경우에도 목소리가 떨릴 경우에는 ‘구조적 떨림’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구직자의 경우 면접 상황에서 자신이 긴장하지 않았음에도 목소리가 떨려 면접관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오히려 이러한 목소리 떨림 때문에 구직자 자신이 당황해 없던 긴장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기에 평상시 자신의 목소리를 잘 살펴보고, 긴장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떨리는 목소리가 계속된다면 정밀 검진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구조적 떨림’의 대표적인 증상 ‘연축성 발성장애’와 ‘근긴장성 발성장애’
‘구조적 떨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연축성 발성장애’와 ‘근긴장성 발성장애’를 들 수 있다. 두 증상 모두 주 원인으로 후두 근육의 이상이 꼽힌다. 후두 근육이 불규칙하게 경련을 일으키거나 과도하게 수축·긴장하면서 목소리 떨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후두 근육이 과도한 불규칙 경련을 일으켜 목소리 떨림을 유발한다. 심리적, 신경학적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20~3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반면 근긴장성 발성장애는 후두 근육의 잘못된 사용이 원인으로, 말을 할 때 쉰 목소리가 나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성대결절, 만성후두염, 성대폴립 등 2차 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구조적 떨림, 방치하면 2차 음성질환으로 발전
이러한 ’구조적 떨림‘은 성대 구조의 질환이자 잘못된 발성습관이 주된 원인인 만큼 ’심인성 떨림‘처럼 사전 연습이나 학원 등 심리적 안정으로는 교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전문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까지 얼마 남지 않은 구직자들이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보톡스 치료다. 목소리 떨림을 유발하는 후두 근육에 선택적으로 주사, 성대 자체에 이완을 유도한다. 성대 단축술 등과 같은 수술이 아닌 만큼 환자의 부담이 적고, 단기간 내 목소리 개선이 필요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다만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남용할 경우 성대근육 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근본적인 목소리 개선을 위해서는 보톡스 등 일시적인 시술에 의존하기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음성언어치료 등을 통해 잘못된 발성습관 등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며 “목소리는 성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인 만큼 면접 이후에도 자신 목소리에 신경을 기울이면서 적극적인 치료 자세를 가져야 2차 음성 질환으로의 발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