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대우건설이 이달 중순 위례신도시에 선보이는 ‘송파 푸르지오’는 이름을 두 번이나 바꿨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을 최대한 부각해 분양 흥행을 이끌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이달 중순 위례신도시 A1-7블록에 짓는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회사 내부 회의를 거쳐 이름을 두 번이나 바꿨다. 당초 처음에는 ‘위례신도시 푸르지오’로 지어졌다. 그러나 정작 분양승인 신청을 할 때는 ‘위례신도시 강남 푸르지오’란 이름을 사용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시 송파구(31%)·경기도 성남시(48%)·하남시(21%) 등 3개 행정구역에 걸쳐 205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대우건설이 짓는 아파트가 송파구에 속해 넓게 보면 강남권에 포함되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굳이 아파트 이름에 별 관련성도 없는 지명을 넣어 투기를 부추기는 등 혹시라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건설은 최종적으로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로 이름을 수정하고 분양승인을 받았다.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행정구역상으로 송파구에 속하지만 서울 외곽에 위치해 경기도와 거의 맞붙어 있다. 2015년 입주를 시작하더라도 대중교통 등이 완벽히 자리 잡지 않아 당장 강남 생활권을 누리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무늬만 강남권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강남권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수요자는 강남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만큼 건설사는 이를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히려 강남지명을 아파트 이름에 넣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강남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 넣는 추세”라며 “강남권에만 포함돼도 학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무래도 강남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처럼 분양흥행을 위해 건설사들이 아파트 이름에 지명을 적극적으로 넣는 추세다. 대형·중소건설사와 관계없이 아파트 짓는 기술이 엇비슷해진 상황에서 단지의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지도 있는 지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은 2009년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리에 분양한 ‘조치원 e편한세상’ 아파트 이름을 지난 4월 ‘세종 e편한세상’으로 바꿨다. 당시에는 행정구역상 세종시에 속하지 않았지만 최근 분양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세종시 덕을 보기 위해 아파트 이름을 바꿔 새로 분양승인을 받았다. 과거 초기 청약률은 아주 저조했지만 이름을 바꾼 뒤 남은 물량 대부분을 팔아치우며 세종시 효과를 톡톡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