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7세 소녀, 장기 7개 이식으로 새생명

정유진 기자I 2012.02.16 17:06:14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강(腹腔)내 장기 7개를 동시에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이 성공해 두 살 때부터 희귀질환으로 투병해온 7세 소녀가 새생명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은 16일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7개의 장기를 만성장폐색증후군으로 6년간 투병해 온 조은서 양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12일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을 조양에게 이식했다. 국내에서 3개 이상의 복강 내 동시 장기 이식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및 간담도 외과 교수가 뇌사자의 장기를 적출했고, 김대연 교수는 손상된 조양의 복강 내 장기들을 하나씩 떼어내고 장기별로 이식을 진행했다.

7개의 장기를 조양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9시간이 걸렸다. 수술 후 두 달 만에 일반병실로 옮긴 조양은 현재 퇴원을 앞두고 있다.

조양이 앓아온 만성장폐색증후군은 전국에 환자가 10명 내외인 희귀병으로, 음식을 정상적으로 섭취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을 앓는 환자는 장의 운동이 없어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한다.

주사를 통해 영양제를 투여받아야 하는데 혈관 손상으로 더 이상 주사를 맞을 혈관이 없어지면 결국 사망하게 된다. 1년 생존율은 87%, 4년 생존율은 70%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다.

조양은 네 살도 채 되기 전부터 이 질환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에도 반복되는 몸속 전해질 불균형, 염증 등으로 인해 복강 내 위, 간, 소장, 대장 등 주요 장기가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해 영양주사로 겨우 영양공급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해왔다.

김대연 교수는 2년 전부터 조양을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시키고, 복강 내 거의 모든 장기를 떼어내고 이식하는 다장기 이식 수술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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