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전투기 오폭 사고…사격 준비부터 사후조치까지 전 과정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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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5.03.10 13:54:41

국방부 "사안 엄중, 전 분야 대상 국방부 차원 조사·수사"
조종사들, 훈련 준비 과정서 표적 입력 확인 절차 누락
눈으로 표적 확인 않고 계기 좌표만 보고 폭탄 투하
공군, 오폭 인지하고도 폭탄 파편 찾느라 보고·발표 미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10일 국방부 조사본부 인력을 투입해 공군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에 대한 조사 및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공군이 발표한 중간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각종 사안들의 엄중함을 고려해 조종사 임무수행, 훈련 통제 및 관리, 보고체계 및 상황조치 과정 등 훈련 준비에서부터 실시, 사후단계까지 전 분야를 대상으로 국방부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검증하고 조사 및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군이 이날 발표한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KF-16 전투기 조종사는 최초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한 후 3차례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폭 사고를 일으킨 KF-16 조종사 2명은 실사격 전날인 지난 5일 비행 준비를 하며 표적 좌표를 입력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JMPS에 입력했다. 이 과정에서 표적 좌표가 잘못 입력된 것이다. 위도 좌표 ‘XX 05.XXX’을 ‘XX 00.XXX’로 잘못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불렀는지, 맞게 불렀지만 2번기 조종사가 잘못 입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 차례나 표적 확인 절차 미실시

그러나 이들은 △비행임무계획장비(JMPS)를 활용한 좌표 입력 과정 △JMPS 자료를 비행자료전송장치(DTC)로 전투기에 로딩한 후 이륙 전 항공기 점검 과정 △사격 지점에서 표적 육안 확인 과정 등에서 표적을 재확인하지 않았다. JMPS에 입력한 좌표를 출력해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프린터 오류로 출력을 하지 않았다.

또 사고 당일 이륙 전 점검 단계에서 두 조종사는 잘못된 좌표가 포함된 데이터를 JMPS에서 DTC에 저장했는데, 2번기 DTC에는 장비 오류로 인해 데이터가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다. 이에 2번기 조종사는 조종석 내에서 수동으로 표적 좌표를 입력했는데, 당시 좌표는 정확하게 입력됐다. 결과적으로 1번기에는 잘못된 표적 좌표가, 2번기에는 올바른 표적 좌표가 입력된 것이다. 이륙 전 최종점검단계에서 1·2번기는 경로 및 표적 좌표를 재확인했지만, 이때도 1번기 조종사는 입력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륙 후 비행 중 1번기 조종사는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지만,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했다. 게다가 정해진 탄착시각(TOT)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표적을 정확히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맹목적으로 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표적 확인’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을 투하했다. 당시 기상은 양호했고, 전투기들의 고도는 약 1.2㎞ 속도는 시속 810㎞ 로 충분히 지상 표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대가 동시에 무장을 투하하는 훈련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던 2번기 조종사는 동시 사격을 위한 밀집 대형 유지에만 집중하느라 표적 좌표를 벗어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1번기 지시에 따라 동시에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확인·감독 부실…사고 보고 지연·누락도

해당 부대 지휘관인 전대장(대령)의 경우에도 이번 훈련계획 및 실무장 사격 계획서 등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대대장에게 위임했다. 대대장(중령)은 실무장 연합·합동 화력훈련임을 감안해 조종사들의 비행준비 상태를 적극적으로 확인·감독했어야 했다. 그러나 임무편조의 비행기록장치 확인 등을 통한 사격편조 문제점 파악이나 표적브리핑 확인 절차 등 세부적 비행준비상태를 확인·감독하지 않았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왼쪽)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폭탄 오발 사고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공군은 오폭 사고를 3분 만에 인지했지만, 자신들의 폭탄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폭탄 파편을 찾느라 대국민 발표를 미뤘다. 오입력된 좌표가 사격장 남쪽 민가 지역이었기 때문에 해당 지역 부대와 경찰, 소방과 긴밀히 협조해야 했지만 공군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이다.

조사 결과 공군작전사령부 상황실은 오전 10시 7분 전투기 오폭 관련 비정상 상황을 인지했지만, 공군작전사령관 상황보고는 이로부터 14분 더 걸린 오전 10시 21분께 이뤄졌다. 이후 공군작전사령부는 상급부대에 대한 유선보고도 늦게 하고, 서면보고는 아예 누락했다.

소방 당국은 사고 1분 만인 10시 5분께 이를 파악하고 구조 활동에 착수한 반면, 군 작전을 관할하는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첫 보고는 오전 10시 24분에야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합참의장 보고 시간은 10시 40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한 보고 시간은 이보다 더 늦은 10시 43분으로 줄줄이 늦어졌다.

공군은 사고 발생 후 약 100분이 지난 오전 11시 41분에서야 우리 전투기의 비정상투하를 언론을 통해 공식 확인했다. 현장 폭발물처리반(EOD)팀이 피해 현장에 출동해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사용한 MK-82 폭탄의 파편을 최종 확인한 이후 언론에 공지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는 설명이다. 당시 공군은 육군, 미군 등과 함께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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