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뒤 산소 고갈".. 실종 잠수정 수색 어려운 이유

김혜미 기자I 2023.06.22 16:30:16

실종 잠수정 타이탄, 22일 오전 산소 고갈될 듯
악천후로 수색작업 난항.."이젠 시간과의 싸움"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100여년 전 침몰한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기 위해 심해로 내려갔다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 수색 작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국제 수색팀은 타이탄을 찾기 위해 광활한 바다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잠수정에 남아있는 산소는 이제 몇 시간 뒤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미 해안경비대 소속 제이미 프레드릭 대위가 21일 타이탄 수색작업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AFP
21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8일 실종된 타이탄을 찾기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장비와 기술 전문가를 갖춘 국제 선박 함대를 포함하는 대규모 수색작업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일과 21일 아침에 감지된 수중소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색작업은 악천후를 만나 한층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해안경비대는 수중소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기상조건과 해류로 인해 수색영역이 시간 단위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서는 시속 40km의 돌풍과 2m 높이의 파도가 일었으며, 국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타이탄의 비상산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타이탄의 비상산소는 탑승객 5명 기준 약 96시간(4일) 분량으로, 22일 오전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사 오션게이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타이탄이 침몰된 타이태닉호의 잔해가 위치한 해저 약 4000m 지점으로부터 수면까지 돌아오는 데 약 2시간이 걸린다. 정확한 잠수정 위치가 확인된다해도 인양하는 데만 2시간이 걸리는데, 산소는 거의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985년 타이태닉 잔해를 발견한 원정대를 이끈 해양탐험가 톰 디트와일러는 선박 인양작업에 엄청난 노력이 든다면서 “우리는 먼 거리와 어려운 조건을 다루고 있다. 생각해보면 구조대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타이태닉호의 당시 침몰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잠수정이 깊은 곳에서 발견될 경우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꺼내서 해치를 열어 탑승객들을 구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타이탄 탑승객 중에는 영국의 억만장자 탐험가인 해미시 하딩과 파키스틴 대형 비료회사 엥그로 부회장인 샤흐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실종 이후 타이탄의 여러가지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앞서 운영사인 오션게이트의 전 직원 두 명은 잠수정 선체 두께에 대해 안전문제를 제시했고, 업계 관계자들은 5년 전 타이탄의 타이태닉 잔해 탐험과 관련해 해양위험 평가인증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배터리 문제를 비롯한 안전 미흡 이슈가 여러가지 지적됐다.

오션게이트는 최근 몇년간 일련의 기계 결함과 악천후 등을 이유로 여행을 취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타이탄을 타고 타이태닉호를 관광한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작가이자 제작자 마이크 리스는 탑승 당시 사망시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힌 면책 서류에 서명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대서양에서 하강 1시간45분 만에 연락이 두절되며 실종됐다. 타이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연락이 두절된 경위는 무엇인지, 실종 당시 타이태닉과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있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타이태닉호는 지난 1912년 침몰했다.

1912년 침몰한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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