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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장 나선 쿠팡 근로자 사망 사건 주목…ESG 시대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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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기자I 2021.03.10 11:36:45

쿠팡, 총 7명 ''과로사'' 의혹…회사 ''근무 강도 낮았다'' 주장
글로벌 투자자, 기업 비재무 성적표 중요시하는 흐름
논란 지속할수록 투자·주가 부정적 영향 불가피할 듯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뉴욕 증시 상장을 코앞에 둔 쿠팡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고강도 노동 환경이 근로자 사망 사건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선을 긋고 있지만 이미 해외에서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당장 상장 흥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비재무적 요소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한 흐름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쿠팡의 지속 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심야·새벽 배송 담당하던 이모 씨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근로자는 총 7명이다. 지난 2020년 3월 배송 중 계단에서 사망한 택배 노동자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는 심야 배송을 담당하던 택배 노동자와 사무직 근로자가 지난 6일 같은 날 생을 달리하기도 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서는 지난 6일 고인이 된 노동자는 평소 지병이 없었고, 부검의는 뇌출혈 발생과 심장 쪽 문제 등의 1차 소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강조했다. 매일 10시간씩 주 5일을 근무하면서도 야간노동에 대한 할증 반영 시 최저임금 수준인 월 280여만원을 받았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심야 노동에 투입되는 노동자들에 대해 과로사 재발방지대책을 쿠팡에 여러 차례 강력히 요구해왔으나 사실상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측은 고인의 근무 일수가 주당 평균 4일로, 근무 기간은 약 40시간으로 사회적 합의 기구가 권고한 주당 60시간 근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책위에서는 주당 50시간의 노동이 심야 배송을 전담하는 근로자의 보편적 근무 형태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사측의 주장이 설날 근무로 인한 대체휴일과 연차 등을 반영한 주장이라면 책임 면피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노동자의 사망으로 쿠팡의 상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며 “장기적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근로자의 부상과 사망으로 정치적 압박과 경찰 조사에 직면했다고 밝히며, 쿠팡이 가장 큰 혁신인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직원들을 압박한다는 목소리도 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같은 분위기가 쿠팡 상장 이후 주가나 투자에 미칠 영향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투자 결정을 할 때 기업의 비재무 성적표를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다. 단기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초점을 두며 기업을 평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지난해 초 조사해 발표한 ‘EY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서비스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 투자 기관 소속 임원급 인사들 298명 중 91%가 지난 1년 동안 기업의 비재무 성과가 투자의사 결정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98%의 임원들은 기업 공시를 기반으로 비재무 실적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72%가 ESG 등 기업의 비재무 분야 평가를 위해 체계적인 분석 방법론을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추세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5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는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나 비재무적 영역에서는 오히려 논란거리가 커지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투자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에 집중하는 것은 결국 ‘정의로운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의미”이라며 “노동자 문제가 계속된다면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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