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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벌은 말벌과의 속하는 벌로 땅속에 층층이 된 집을 짓고 산다. 몸길이는 대략 15mm 정도로 검은색 몸에 황색선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사균백신의 균 사멸 과정에서 화학약품 대신 천연물질인 땅벌의 독 성분 마스토파란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균백신은 장티푸스, 백일해 등 병원성 원인균을 화학약품 등으로 사멸시켜 제조한 백신이다. 현재 상용되는 사균백신은 포르말린, 페놀류 등 화학약품으로 해당 병원체를 사멸시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항원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면역 반응이 낮아져 면역 증강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또 제조과정에서 화학약품이 사용되는 것에 거부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허진 전북대 수위과대 교수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땅벌 독을 이용한 살모넬라 사균백신을 제조하고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동물 실험을 실시했다. 땅벌 독을 이용한 사균백신을 구강에 접종한 동물군은 4주 후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동물군에 비해 항체가 3~6배, 면역 물질은 3~4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사균백신이 보통 병원균에 대해 50% 미만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땅벌 독을 이용한 사균백신은 60~80%의 생존율을 보였다. 또 벌 독을 이용한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항원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유지돼 접종 후 면역 물질이 더 많이 나타나 면역 증가제가 필요없었다.
연구진은 땅벌 독 항균효능 실험 결과를 과학기술 분야의 논문 중 하나인 ‘몰레큘스’ 4월 19일자에 게재했다. 또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법 활용 특허’를 지난달 31일 출원했고 사균백신 제조의 활용을 위해 동물의약품회사와 후속 연구를 협의 중이다. 연구진은 땅벌 독을 이용한 사균백신이 살모넬라균 외 포도상구균 등 다른 병원균에 대해서도 항원·항균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또 다른 백신 제조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주홍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장은 “현재 관련기술의 동물 적용과 실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전문 동물의약품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