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코스피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4거래일 만에 2010선 밑으로 밀려났다. 그동안 ‘사자’를 외쳤던 외국인이 엿새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수급이 불안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50포인트, 0.47% 하락한 2009.5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2010선 위로 올라선지 나흘 만에 다시 2000선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중국 무역지표 부진 등 요인으로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0.29% 하락한 것을 비롯해 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모두 내렸다. 국제 유가는 세계 원유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 브렌트유는 1.2%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또한 14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0.5%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오전 중 2002.63 포인트까지 떨어지며 2000선이 무너질 듯한 모습도 연출됐지만 개인의 매수로 2000선은 지켜냈다.
지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외국인 매도 전환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994억원 순매도하며 지난 6일부터 닷새간 이어왔던 ‘사자’ 행진을 마감했다. 줄곧 매도세를 보이던 기관은 장 막바지 매수세로 전환해 232억원 순매수했고, 지난 엿새간 매도세를 기록했던 개인이 534억원 순매수하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거래 2억원 매수 우위, 비차익거래 226억원 매수 우위 등 총 22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형주가 0.37% 하락한 것을 비롯해 중형주와 소형주도 1.00%, 0.30% 내리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하락 업종이 더 많았다. 건설업종이 1.83% 하락하며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의료정밀·증권·화학·음식료품·서비스업·유통업종 모두 1% 이상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가스업종이 2.58%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고, 보험과 종이·목재업종도 1% 안팎의 강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 한국전력(015760)이 3.42% 상승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와 기아차(000270), 아모레퍼시픽(090430)도 1%대 오름세를 보였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와 현대모비스(012330), 삼성생명(032830)은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삼성에스디에스(018260)는 2.35% 내리며 부진한 흐름을 기록했고 삼성물산(028260)과 현대차(005380)도 약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별로는 깨끗한나라(004540)가 중국 진출 기대감에 10.36% 올랐고, 깨끗한나라우(004545)는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배당시즌을 앞두고 신원우(009275)·남선알미우(008355) 등 우선주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서울식품우(004415)·태영건설우(009415)·태양금속우(004105)·유유제약(000220)2우 등도 강세를 보였다. 또한 렌탈 산업 성장 기대감에 AJ네트웍스(095570)가 8.22% 올랐고, LIG넥스원(079550)은 지대유도무기 ‘천궁’ 양산 소식에 9.88% 올랐다.
반면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되면서 롯데쇼핑(023530)은 3.73%, 롯데푸드(002270)는 3.86%, 롯데케미칼(011170)은 2.64% 내리는 등 롯데 계열사가 약세를 보였다. 이 밖에 SK텔레콤(017670)·SK(034730)·KT&G(033780) 등은 올랐고, 신한지주(055550)·NAVER(035420)·LG화학(051910) 등은 내렸다.
이날 거래량은 6억3491만주, 거래대금은 4조9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5개를 포함해 32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491개 종목이 내렸다. 50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