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살림에 주력했던 역대 미래전략실장과는 달리 최 부회장은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삼성의 기류는 총수가 나서는 사업협력 자리에는 해당 최고경영자(CEO)가 주로 나섰다.
|
최 부회장은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배심원 평결 전 팀 쿡 애플 CEO와 막판 협상을 벌인 주인공도 최 부회장이다. 특허 소송전은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가 사활을 걸고 있는 사안이다. 지난 6월 이재용 사장이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 면담할 때도 최 부회장이 직접 동행했다.
최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내치에 주력했던 역대 삼성 미래전략실장(구 비서실장) 13명과는 확연히 다르다.
|
실제로 지난 4월 이 회장이 카를로스 슬림 멕시코 텔맥스텔레콤 회장과 회동했을 때도 당시 미래전략실장이었던 김순택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이 회장이 제임스 호튼 코닝 명예회장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 5월 이 회장이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과 사업을 논의했을 때도 해당사업 CEO가 배석했다.
최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 취임 이후에도 이례적으로 현장 경영에 나서는 것은 불과 3개월 전까지 수행했던 삼성전자 CEO로서의 업무를 끝까지 마무리하려는 차원이다. 연말 정기인사가 아닌 연중 인사를 통해 미래전략실로 옮겼던 까닭에 최 부회장만큼 큰 이슈에 대해 잘 아는 인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은 그룹 전체를 뒤흔들만한 사안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최 부회장이 현장에 자주 나서기는 했지만, 이는 삼성전자 시절 업무의 연장선”이라면서 “이 같은 업무들이 마무리되면 이 회장을 보좌하는 본연의 업무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