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상법 효과 본격화…“자사주 소각 확산에 지주사 재평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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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11 08:05:49

SK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상장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주회사 할인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SK가 보유 자사주의 20% 넘는 물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사주를 활용한 대주주 중심 의사결정이 지주사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국내 시장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SK증권)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개정상법 본회의 통과 이후 자사주 소각 기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자사주 소각을 통한 지주회사 재평가 가능성을 고려할 때 지주회사에 대한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SK(034730)다. SK는 전일 기보유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는데, 소각 대상은 보통주 1469만주와 우선주 1787주로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20.3%에 해당한다. 소각 규모는 4조 8000억원 수준이며 예정일은 2027년 1월 4일이다. 이번 소각이 마무리되면 SK의 보통주 기준 발행주식 수는 7250만주에서 5781만주로 줄어들고, 잔여 자사주 비율은 5.7%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배당 측면에서도 주주환원 확대 신호가 확인됐다. 최 연구원은 SK의 배당성향이 27.3%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요건인 ‘배당성향 25% 이상, 전년 대비 현금배당 10% 이상 증가’를 충족한 것으로 파악했다. 개정상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 정책인 만큼, SK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 흐름은 SK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주 의무 소각안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3월 6일 공포·시행된 이후, 이달 10일까지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48개사에 달한다. 소각 규모는 총 6조 9790억원이다. 기보유 자사주에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됐음에도, 기업들이 주주총회 이전 빠른 의사결정으로 정책 기조에 호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주회사들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SK 외에도 휴맥스홀딩스(028080), 네오위즈홀딩스(042420), 아모레퍼시픽홀딩스(002790), 롯데지주(004990) 등이 개정상법 통과 이후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여기에 LG(003550)는 올해 안에 2.0% 소각, 한화(000880)는 5.9% 소각 예정, SK스퀘어(402340)는 전량 소각 예정, 삼성물산(028260)은 3월 13일 4.6% 소각 예정,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는 연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제시하는 등 지주사 전반으로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최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을 단순한 수급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마무리 단계’로 해석했다. 특히 지주회사는 자사주가 대주주 중심 의사결정 수단으로 활용되며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 온 만큼, 소각 자체가 밸류에이션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SK증권 커버리지 기준 주요 지주사들의 NAV 대비 할인율은 SK 58.3%, LG 45.9%, LS 47.1%, 한화 68.5%, 삼성물산 60.0% 등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자사주 정책 변화가 재평가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상법 개정은 자사주를 ‘보유’하던 시대에서 ‘소각’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가 병행될 경우, 지주회사 할인 해소와 주주환원 강화 흐름은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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