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5시 서울백병원이 마지막 진료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몇몇 환자들이 진료를 본 것 외에는 특별할 거 없는 폐원이었다. 백병원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의사진료가 필요치 않은 의무기록 사본 등의 발급 업무는 당분간 이어갈 예정”이라며 “서울백병원에서의 진료는 완전히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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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원은 만성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의료·공공분야 전문 컨설팅 회사인 엘리오앤컴퍼니에 경영 진단을 의뢰했지만, 사실상 회생 불가판정을 받았다. 의료 관련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3가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전문병원이나 요양병원, 요양원으로서도 이대론 유지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건물을 다시 새로 30~40층 규모로 지을 경우는 15년 이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조언도 받았다. 하지만 병원을 모두 비우고 다시 짓기까지도 시간과 비용 투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형제병원인 상계백병원도 적자 상황으로 전환된 상황이어서 폐원 수순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병원측 설명이다.
여기에 백병원 3㎞ 반경 내에 대형병원이 5개이나 되는 것도 병원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병원 1820병상, 강북삼성병원 723병상, 국립중앙의료원은 505병상, 서울적십자 292병상, 세란병원 221병상 등으로 백병원보다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
한남동에 위치한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도 대학병원도 백병원과 같은 2차 대학병원이지만 700병상을 확보 중이다. 하지만 백병원의 허가 병상은 158병상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폐원 의결 전 가동병상은 122병상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재단은 회생불가 판단을 수용해 간판을 떼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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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서울백병원 상황을 인구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사례가 더 나오기 전에 인구위기 타개를 위해 전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병원 직원 298명(의사 제외)은 이날로 인력배치가 완료됐다. 서울로 100명이, 부산으로 156명이 배치됐다. 남은 42명은 휴직 또는 의료정보실로 발령나 폐원 마무리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병원 관계자는 “의사들은 이달 중에 발령이 날 예정”이라며 “수련인턴은 다른 수련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