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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민주당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각 지역 대의원들을 상대로 투표할 후보자를 제시하는 일명 ‘오더’를 내리라는 명목으로 돈봉투를 제공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2021년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역본부장에게 줄 현금 1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윤 의원으로부터 ‘오더’ 명목으로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도 있다.
지난 5월 검찰은 두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 체포동의안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국회 회기가 중단된 상태라 두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곧바로 영장 심사를 받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는 꼼수”라고 반발했고, 이 의원 역시 “국회 의결사항을 전면적으로 무시하는 명백한 정치행위”고 규탄했다.
검찰이 ‘정치수사’ 논란을 무릅쓰며 이례적인 영장 재청구에 나선 것은 두 의원의 유죄 및 구속의 필요성을 설득할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번 체포동의안 부결 후 보강수사를 통해 다수의 새로운 증거를 확인했고, 증거인멸 우려가 명확하다는 점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며 “당시 돈봉투 살포 실무 가담자들이 이미 구속 기소된 점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우선 송영길 전 대표도 돈봉투 살포를 인지·지시했느냐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돈봉투 의혹이 표면에 떠오르자 송 전 대표는 논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후보가 캠프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며 돈봉투 살포 사실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이정근 녹취록’을 통해 핵심 피의자들이 송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는 내용을 확인했지만,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직접 지시했음을 드러내는 증거는 아직 외부로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돈봉투 살포의 ‘최종 수혜자’인 송 전 대표도 모르게 측근들이 자의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윤 의원, 이 의원의 무게감 있는 진술이 필요하다.
아울러 검찰은 돈봉투 20개를 직접 뿌린 혐의를 받는 윤 의원을 상대로 수수 의원 확인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돈봉투를 받은 의원을 20명으로 파악하고 명단을 더욱 정교하게 특정하기 위해 당시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출입 기록을 확보했다. 명단을 구체화한 검찰은 수수의원 소환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금권선거는 민주주의 제도의 커다란 위협으로서 범죄 금액이나 가담자 규모가 작아도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며 “의원들은 더 높은 법률준수 의무가 있다. 주요 피의자들을 불구속 수사한다면 국민과 의원을 차별해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