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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진학사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에 지원한 과학탐구 응시자는 27.04%로 전년(25.88%) 대비 1.1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통합수능 이전인 2021학년도엔 자연계 학생들의 교차지원 비율이 0.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30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서울대 인문계열은 지원자의 53.75%가 자연계열 학생으로 파악됐다. 전년(2022학년)도 44.75%보다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서울대는 이번 정시부터 교과평가를 도입하고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과목 이수 현황을 평가했다. 이 때문에 교차지원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과생의 문과침공은 오히려 더 늘었다.
연세대 역시 이과생의 교차지원 비율이 2022학년도 52.26%에서 2023학년도 67.42%로 15.16%포인트 뛰었다. 반면 고려대는 같은 기간 50.4%에서 46.77%로 3.63%포인트 하락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상위권 대학 중 교차지원비율이 2년 연속 20%대에 그쳤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균관대는 2022학년도부터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를 사탐에 더 높게 책정함으로써 자연계열 학생의 교챠지원을 줄이려고 노력해 왔다”며 “상위 6개 대학 중 자연계열 학생의 교차지원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연철 소장은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수험생의 심리가 바뀌지 않는 한 2024학년도에도 교차지원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에서 자연계열 학생들의 인문계열 지원을 줄이고자 변환표준점수를 조정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대학들이 교차지원을 막기 위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통합수능으로 수학에서 문이과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이과생들이 표준점수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의 보정과정을 거치는데 공통과목에서 이과생보다 점수가 낮은 문과생이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우위를 바탕으로 인문계열에 지원, ‘대학 간판’을 높이려는 이과생이 늘면서 문과 침공 논란이 심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