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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4일부터 러 공장 가동 중단…부품조달·물류 차질"

방성훈 기자I 2022.03.03 11:39:28

도요타 "유럽 생산 차량 수출도 재고 소진후 중단"
서양 제재로 루블화 폭락·물류망 차단…경영환경 악화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현지생산·수출 중단 검토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러시아 공장 가동을 오는 4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다른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러시아 현지 생산을 멈추거나, 차량 및 부품 수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AFP)
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날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부품 확보 및 물류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4일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공장의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은 약 40%에 그쳐 국외 물류가 정체되면 차량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도요타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업체 중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러시아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해 이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와 세단 ‘캠리’를 약 8만대 생산했다.

도요타는 또 유럽 등에서 생산한 차량의 러시아 수출도 재고가 소진되는대로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기존에 판매된 차량의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 사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요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전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하루 빨리 평화를 기대한다”며 “세계 정세를 살피며 필요한 의사 결정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러시아에서 루블화 가치 폭락, 물류망 차단 등 비즈니스 환경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러시아 사업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마츠다자동차 역시 수일 내로 러시아에 부품 수출을 중단하는 방침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수개월치 부품 재고가 남아 있어 생산·판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마츠다는 지난 2012년 러시아 자동차 업체와 절반씩 합작투자해 블라디보스토크에 공장을 설립, SUV인 ‘CX-5’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 해 러시아에서 판매된 차량은 2만 9177대로 전체 신차 판매량의 약 2%를 차지했다.

혼다자동차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범용 엔진 등 모든 제품과 부품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혼다는 러시아엔 공장을 두고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연간 약 1300대 가량 판매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러시아 남서부 칼루가주(州)에 있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이 이르면 이달 안에 생산을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선 일본과 태국에서 주요 부품을 수출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배송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미쓰비시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닛산자동차는 일부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며 이미 러시아 공장에서 감산을 시작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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