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정책 포기”…'미국판 천원숍'도 공급난에 백기

장영은 기자I 2021.09.30 14:15:12

코로나 사태 속 물가상승 압력에 버티던 ‘달러트리’
2년 전부터 ‘달러트리 플러스’ 도입하며 테스트
공급난 등으로 더 많은 제품 1달러 넘는 가격에 판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판 ‘천원숍’인 달러트리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공급망 악화와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등 가격 인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제품을 1달러에 판매하는 정책을 고수하던 미국 소매업체 달러트리는 최근 1달러를 초과하는 상품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AFP)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거의 모든 제품을 1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소매업체인 달러트리는 앞으로 더 많은 제품을 1달러보다 약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달러트리는 일부 점포에서 기존에 1달러에 판해하던 상품 중 일부를 1.25달러, 1.50달러 등 1달러를 약간 웃도는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한다. 회사측은 공급난과 노동시장 단축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 늘어남에 따라 더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현재의 테스트를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부터 ‘달러트리 플러스’라는 선반을 따로 만들어 몇몇 품목을 3∼5달러에 팔고 있다.

달러프리 플러스 실험을 통해 고객들이 1달러가 넘는 제품에 대해서도 큰 저항 없이 구매한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판매 가격을 다소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달러트리 플러스 섹션을 설치한 모든 매장과 100개 이상의 기존 매장에서 1달러를 초과 상품들을 판매할 예정이다.

마이클 위틴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가격을) 조정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임금, 운송, 공급업체에 대한 압박과 비용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제품은 다른 소매 업체보다 가격대가 낮고, 그 결과 운송비가 총 상품 마진에서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창고와 상점에서도 인력난에 직면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달러트리는 사상 처음으로 전세 선박을 동원해 자사 제품을 위한 전용 공간을 예약하고, 환태평양 공급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제조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1986년 창업한 달러트리는 회사 이름에 걸맞게 30년 넘게 거의 대부분의 제품을 1달러에 판매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가중되는 물가 인상 압박 속에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겹치며 달러트리 플러스 도입에 이어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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