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이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21일(현지시간) CNN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A주와 B주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3%가량 하락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이 대부분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2008년에 버크셔의 주가는 32%가량 폭락했다.
당시는 시장이 엉망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8.5% 떨어졌다. 버크셔의 주가는 오히려 선방했다. 하지만 올해는 S&P500지수가 2% 하락에 그쳤다. 버핏의 성과가 시장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 미치는 수준이다.
IT 관련주가 영향을 미쳤다. 버핏은 IT 주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올해 미국의 주식시장은 IT 기업들이 이끌었다.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주가가 모두 올해 두배 이상 올랐고,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도 각각 40%, 30% 이상 상승했다.
버핏이 투자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프록터앤드갬블, 월마트 등의 주가는 각각 26.5%, 13.8%, 31.5% 떨어졌다. 그나마 버핏이 투자했던 IT기업인 IBM도 올해 15% 이상 하락했다.
1999년에도 그랬다. IT 거품이 한창이던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 시스코, 퀄컴 등의 상승세에 힘입어 S&P500지수가 19.5% 올랐지만, 버크셔 A주는 20% 하락했고, B주는 22% 떨어졌다.
하지만 버핏은 자신의 투자전략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그는 극단적인 장기투자를 추구하고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버크셔 B주는 지난 10년간 123% 올라 S&P500지수의 상승률 58%를 크게 웃돈다. 해당 주식은 1996년 거래를 시작한 이래로는 541% 올랐다. S&P500지수의 상승률 201.5%를 두배 이상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