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이 인수한 루보, 전기차 사업 잘 해낼까

김도년 기자I 2015.06.12 15:30:19

최규선 "테슬라와 제휴, 카이스트와 산학협력 펼칠 것"
불안한 경영권, 車 전문가 없는 이사진, 구체성 없는 자금 계획 ''약점''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미국 테슬라와 제휴해 1번 충전에 700㎞를 달리는 고효율 전기차 베터리를 독점 계약하겠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루보(051170)의 경영권을 인수한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전기차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테슬라와의 업무 제휴, 카이스트와의 산학협력,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군과 파트너십 등 주가가 급등할만한 굵직한 계획들이 발표했다. 하지만 11.2% 밖에 안 되는 대주주 지분과 자동차 전문가가 없는 경영진, 구체적이지 않은 자금조달 계획 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 전기차 사업 어떻게 하나…“테슬라와 업무제휴 9월내 결정될 것”

김대중 정권 말기에 ‘최규선 게이트’로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던 최규선씨가 코스닥 상장사 루보(051170)를 인수하고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야심차게 밝혔다.

우선 올해 9월 안에 미국 테슬라와의 업무 제휴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테슬라의 직판 대리점으로, 애프터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시작, 궁극적으로는 고효율 전기차 베터리를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등에 직접 판매하는 독점 계약을 맺는다는 구상이다.

루보 자체의 전기차 베터리 생산 기술은 카이스트와 산학협력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구성된 이사진 중 자동차 전문가가 없는 점을 산학협력으로 보완하겠다는 것. 베터리 생산에 필요한 자금은 테슬라와의 계약을 맺고 난 뒤 시장 신뢰를 얻어 투자자를 모집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테슬라와의 구체적인 계약은 없지만, 미국 변호사를 통해 협상 중에 있다”며 “테슬라 완성차를 우리나라에 들여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본인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어링 제조업체인 루보의 기존 사업은 계속 이어나가는 동시에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하기로 했다. 기존 루보 이사진 중 윤봉현 부사장을 뺀 다른 이사진은 전원 교체했고 해외 지사와 중국공장 등도 정리해 비용을 줄일 방침이다.

◇ 고작 11% 지분으로 경영권 유지할 수 있을까

최 회장은 특수목적법인(SPC) 엘앤케이를 설립해 루보의 지분 11.2%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정도 지분으로 경영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나머지 주주들이 대부분 지분 5% 이하의 소액주주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계획대로 외부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최대주주의 지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사업을 하다 보면 주어지는 스톡옵션이나 보너스를 기대하고 있다”며 “만약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더라도 사업의 기초를 제대로 마련해놨다고 판단하면 영광으로 알겠다”고 답변했다.

◇ “비상장 방산업체 인수해 중동 무인경비사업에도 진출”

최 회장은 루보의 증자대금으로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서 무인경비 사업을 하는 대덕연구단지 소재 비상장 방산업체 지분 56%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장 방산업체 인수는 루보가 전기차 사업에서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매출 실적이 나오지 않을 것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무인로봇, 드론 등을 제조하면서 연 500억원대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루보의 연결 재무제표 상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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