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전 세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규제와 세금 부담 증가, 환율 및 금융시장 불안, 인력난 등은 여전히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실추된 기업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도 급선무다.
◇글로벌 CEO 39% “올해 매출 늘어날 듯”
글로벌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4분기 68개국 대기업 CEO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세계 경제가 1년내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 18%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또 ‘올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는 비율은 39%로 1년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7%로 지난해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PwC는 설문조사 결과 올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비율이 늘었지만 2007∼2008년의 50% 이상 수준에는 못미친다면서 경기 회복세가 아직 취약하고 전망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데니스 낼리 PwC 국제담당 회장은 다보스 포럼 개막에 맞춰 연례 보고서를 공개하고 “CEO들이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성장세는 기대하고 있지만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에는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PwC 보고서는 “전 세계 재계가 점차 ‘생존 모드’에서 ‘성장 모드’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낼리 회장은 또 “기업들은 비용과 규제,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불신과 정부와의 신뢰 부족 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나리먼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이 올해 세계 경제의 ‘새로운 견인차’로 복귀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올해 전세계 일자리 전망 ‘먹구름’
PwC는 올해 고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50%로 1년전보다 5%포인트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많은 국가들의 고질적인 고실업률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노동기구(ILO)는 지난 20일 ‘2014년 고용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실업자가 약 2억2000만명으로 1년전보다 500만명 가량 늘었다고 집계했다.
ILO 보고서는 전 세계 실업률이 올해 6.1%로 지난해 6%에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 위기 이전 몇 년 평균치 5.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청년(15∼24세) 실업은 심각해 지난해 13.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4세 이상 실업률 4.6%에 비해 거의 3배에 달한다.
청년 실업자는 지난해 7450만 명으로 거의 100만 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 실업은 특히 중동이 심각해 실업률이 27%를 초과했으며 중남부 유럽과 옛 소련권, 동부와 동남아시아, 태평양 및 북아프리카도 실질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현금보유 양극화..‘톱5’ 뭉칫돈 UAE GDP 규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간 현금보유액 격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에 퍼져있는 현금 2조8000억달러(약 2987조원) 가운데 82%에 달하는 2조2960억달러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1200지수에 편입된 비(非)금융기업의 3분의 1이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전과 비교할 때 더 적은 수의 기업이 더 많은 액수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업간 현금보유액 양극화가 심화됐음을 뜻한다.
기업 가운데 애플이 가장 많은 1468억달러 현금을 쥐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 807억달러, 구글 565억달러, 버라이즌 541억달러, 삼성전자(005930) 490억달러 순이다. 현금 보유 상위 5개사가 보유한 3871억달러의 뭉칫돈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3899억달러와 맞먹는 규모다. 경기 전망이 개선된 가운데 큰손 기업들은 투자 준비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