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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 대선, AI 생성 콘텐츠 대량유포되는 첫 선거될 것”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은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하자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광고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역사상 가장 약한 대통령이 재선된다면’이란 문구와 함께 테러와 금융 시스템 붕괴, 국경 위기, 범죄율 급증 등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됐을 때 미국의 디스토피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영상은 모두 AI로 제작된 것이다. 미국 민주당도 선거 자금 모금 메시지를 작성하며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람이 썼을 때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도 생성형 AI를 이용한 캠페인이 도입되고 있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캠프는 당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포옹하는 사진을 AI로 만들어 이달 공개했다. 강경한 방역정책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반감을 산 파우치 전 소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엮어 그를 공격하기 위해서다.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실제 사진과 AI 사진을 섞어 게시했는데 유권자들에게 더욱 혼돈을 주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를 선거전에 동원하는 정치인이 늘고 있는 건 전통적 선거방식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선거 홍보물이나 네거티브 선전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벳 클라크 미국 하원의원은 “2024년 미국 대선은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첫 번째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럴 웨스트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누군가 (선거에서 AI로) 소음이나 불확실성을 일으키거나 거짓말을 만들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짜 같은 가짜’ 만드는 생성형 AI, 규제 목소리도 커져
문제는 생성형 AI가 고도화하면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들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래리 후잉 미국정치컨설턴트협회 차기 회장은 “유권자를 오도하고 유권자에게 거짓말을 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도록 하기위해 생성형 AI가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나 AI 전문가들은 내년 미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 관련 규제를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미 하원에선 AI를 사용해 만든 정치광고에 경고문구를 달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AI가 유권자 선택을 왜곡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첨단 AI 개발에 대한 허가(라이선스)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I를 이용한 선거 광고가 언제나 먹히는 건 아니다. 캐나다 토론토 시장에 출마한 앤서니 퓨리는 AI를 활용해 선거 홍보물을 만들었는데 팔이 세 개 있는 여성의 사진을 사용해 다른 후보들에게 조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