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메르세데스-벤츠 2016 C 450 AMG 4Matic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판매 모델 리스트에서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는 2017년 2월에 만나게 됐다.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은 이제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 차량이다. 그러나 그 디자인은 최신의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름에 더해진 ‘AMG’ 덕분에 AMG 특유의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질 것 같겠지만, 막상 실제로 그 모습을 살펴본다면 ‘AMG 특유의 과격한 디자인’보다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이미지가 반영됐다.
전면 디자인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고유의 삼각별 엠블럼이 중심을 잡은 프론트 그릴은 AMG 특유의 촘촘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여기에 곡선이 그려진 헤드라이트와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가 적용된 전면 범퍼는 C 63 AMG라기 보다는 일반적인 C의 범퍼를 확대한 듯한 느낌으로 일반 모델과 AMG 브랜드 경계의 감성, 즉 AMG 스포트 세그먼트 모델의 감성을 확실히 드러낸다.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4Matic의 후면 디자인은 메르세데스-AMG의 감성을 노출시킨다. 에어 커튼 처리를 한 후면 범퍼와 금속의 소재감이 돋보이는 리어 디퓨저를 적용하고, 트윈 타입의 듀얼 머플러를 통해 공격적인 감성을 냈다. 하지만 이는 AMG의 진정한 감성이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고, ‘AMG스럽게 구현한’ 느낌에 가깝게 느껴진다.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의 실내 공간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AMG 브랜드가 갖춰야 할 스포티한 감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기본적으로는 더 뉴 C 클래스 특유의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랩-어라운드 디자인과 좌우대칭의 균형감이 돋보이지만 금속 특유의 재질이 돋보이는 패널,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D-컷 스티어링 휠 그리고 화이트 카본 패널을 적용했다. 대시보드와 시트, 도어 트림에는 붉은색 스티치를 더해 고급스러운 감성을 연출했다.
팝업식으로 배치된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센터 터널의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컨트롤러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오디오 및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센터 터널에 기어 쉬프트 레버의 부재는 무의식적으로 기어 쉬프트 레버를 찾는 오른손을 어색하게 만든다.
2열 공간은 긴 휠 베이스 덕분에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또 붉은색 스티치와 알칸타라 그리고 메탈 패널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렸다. 물론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의 오너라면 2열 보다는 1열에 앉겠다는 의지를 더 드러내게 되는 건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67마력과 53.0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V6 3.0L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출력으로만 본다면 일반적인 C 클래스와 C 63 AMG의 경계에 있는 출력이다. 여기에 7G-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하고 33:67 비율로 후륜 출력 전달에 초점을 맞춘 4Matic이 적용됐다. 정지 상태에서 단 4.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 그리고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9.2km/L다.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의 도어를 열고 붉은 색 시트 벨트, 스티치의 디테일에 옅은 미소를 짓게 된다. 완벽한 AMG는 아니더라도 AMG의 이름을 부여 받을 조건은 충분해 보였다. 확실한 지지력을 느끼게 하는 시트의 조절을 마친 후 시동을 걸어 V6 바이터보 엔진을 깨웠다. 은은히 울려 퍼지는 중저음이 그 출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브레이크를 밟고 스티어링 휠 뒤쪽의 기어 노브를 당겨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며 V6 엔진의 힘이 느껴진다. 낮은 RPM에서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엑셀레이터 페달에 대한 반응이 기민하거나 날카로운 것은 아니지만 풍부한 출력이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다는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완벽한 AMG가 아니라는 점이 곧바로 드러난다. 사실 367마력, 53.0kg.m의 토크는 결코 쉽게 볼 출력은 아니지만 AMG라는 이름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고, 후륜에서 노골적으로 출력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심리적인 아쉬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AMG의 맛을 적당히 느끼면서 일상적인 주행부터 스포티한 감성까지 모두 아우르기엔 나쁘지 않아 보여 ‘엔트리 AMG’로는 충분해 보였다.
변속 상황에서는 일상 주행에서도 부담이 없을 만큼 부드러운 감각을 강조하기 때문에 일부의 운전자들은 지나치게 부드러운 감성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변속은 부드러움과 빠른 속도를 겸하고 그리고 주행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7G-트로닉 변속기는 사용할수록 마음에 들었다.
한편 전륜에 비해 후륜의 반응은 다소 부드럽게 느껴지는 점이 있었다. 실제로 C 클래스의 멀티링크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며 AMG의 스페셜 부싱을 적용했기 때문인데 너무 긴장되지 않은 듯한 감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출력에는 적합한 세팅이라고 느껴졌다. 전륜에 비해 긴장을 내려둔 만큼 운전자가 출력이 발휘되는 후륜의 움직임을 조금 더 편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
좋은 점: 부드러운 출력 전달을 통한 ‘일상 속 AMG’의 존재
안 좋은 점: 감성을 자극하기엔 부족한 출력과 ‘구매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
2017년,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 대신 C 43 AMG 4Matic이 판매를 시작했다. 과도기적인 그리고 AMG 브랜드의 확장의 의지를 담은 엔트리 모델로서 짧은 인생을 보낸 2016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를 떠나 보내게 된 입장에서 ‘최고의 차량’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어도 ‘만족스러웠다’고 그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었다.
다만, 8,000만원 후반대의 가격대라는 이야기에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자꾸, 태평양 건너의 캐딜락 ATS-V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