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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지 않은 블프…'할인은 연중 행사?'

권소현 기자I 2015.11.26 11:45:22

길어진 세일기간…의미 퇴색된 ''금요일''
의류나 양말보다 자동차·문화생활에 대한 지출 증가
온라인쇼핑 늘어 ''사이버먼데이''로 중심 이동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최대 쇼핑일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중 할인행사가 잦은데다 소비성향이 달라졌고 방법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국 유통업체 매출(출처=LPL 파이낸셜)
매해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플라이데이에 수억 명의 미국인이 쇼핑몰로 몰려가는 것은 비슷하지만, 쇼핑시즌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체의 경쟁으로 블랙프라이데이의 매력은 떨어졌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오프라인 상점은 추수감사절 몇 주 전부터 대규모 할인을 시작하고 연중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곳도 많아졌다. 백화점 시어스가 1983년 한 광고를 보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아침 8시부터 세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에는 대부분 유통업체가 새벽부터 문을 열고 세일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세일기간이 더 길어졌다. 미국 소매업체 타깃은 블랙프라이데이까지 10일에 걸쳐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의류업체인 올드네이비는 추수감사절 당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해 32시간 동안 세일을 실시한다.

이처럼 세일이 경쟁적으로 진행되자 일부 지친 쇼핑객들은 올해 아웃도어 업체인 REI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아예 없애겠다고 밝히자 환호하기까지 했다.

존 캐널리 LPL리서치 수석 경제전략가는 “과거보다 블랙프라이데이 중요성이 확실히 떨어지기는 했다”며 “특히 최근 몇 년간 블랙프라이데이 실망은 평범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LPL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체가 블랙프라이데이 하루동안 올린 매출은 510억달러로 2012년 고점이었던 600억달러에 비해서는 줄었다.

소비대상도 많이 변화했다. 자동차와 가구, 스포츠, 취미, 외식에 쓰는 돈이 의류나 액세서리, 전자제품에 대한 지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 이는 유통업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예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의류업체와 백화점 걱정도 커졌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사이버먼데이를 노리는 소비자도 늘었다. 크리스 크리스토퍼 IHS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연휴 시즌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대비 3.5% 정도 증가할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은 올해 11.7% 증가하면서 전체 유통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가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불안하다는 인식에 소비보다 저축을 택하는 성향이 짙어진 것도 블랙프라이데이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CNN머니는 미국의 저축률이 지난달 5.6%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해 3년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계산해보면 10월 소비금액보다 저축액이 400억달러 많았다는 것. 다만, 자동차와 주택 같은 고가 내구재 구매가 늘어난 만큼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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