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카톡은 못 떠나고, 쇼핑앱은 갈아탄다”…500조 플랫폼 시장 흔드는 속마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현아 기자I 2026.06.03 16:58:47

과기부 ‘2025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메신저·동영상 ‘락인’, 쇼핑·배달 ‘혜택 이동’
생성형 AI 확산에 플랫폼 지형 변화
K-플랫폼, 해외 시장 공략 속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내 디지털 플랫폼 시장이 처음으로 매출 500조원을 돌파하며 거대한 경제 생태계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서비스별로 전혀 다른 이용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메신저와 동영상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좀처럼 떠나지 않는 강력한 독점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반면, 쇼핑과 배달 분야에서는 할인과 혜택을 좇아 여러 플랫폼을 오가는 ‘플랫폼 노마드’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2025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가통신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한 50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이 가운데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 매출은 161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32.1%를 차지했다. 검색(98.7%), 메신저(98.5%), 지도(96.8%), 전자상거래(95.6%) 등 주요 플랫폼 서비스는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이용하는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카톡·유튜브는 ‘철옹성’…익숙함이 만든 진입장벽

시장이 커질수록 후발 주자의 진입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기존 플랫폼에 깊이 묶여 있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메신저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의 주 이용률이 92.5%에 달해 2위인 인스타그램 DM(2.1%)을 압도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88.3%),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78.0%),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68.1%) 역시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바꾸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함’이었다. 검색 서비스 이용자의 60.3%, 동영상 플랫폼 이용자의 45.2%가 기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이유로 익숙함을 꼽았다. 여기에 오랜 기간 축적된 대화 기록과 사진, 검색 이력 등 개인 데이터도 이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애플 아이폰 이용자의 62.7%가 대체 앱마켓 사용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로 인앱결제를 우회하는 웹 결제 경험은 46.1%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보다 기존 방식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이용자가 많다는 의미다.

쇼핑·배달은 ‘혜택 전쟁’…충성도보다 할인 효과

반면 쇼핑과 배달 시장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용자들은 특정 플랫폼에 머물기보다 더 많은 할인과 혜택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두 개 이상의 플랫폼을 함께 이용한 ‘멀티호밍’ 비율은 이커머스가 83.9%로 가장 높았다. SNS(79.9%), 검색포털(76.9%)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40대는 평균 4개의 쇼핑 앱을 동시에 사용하며 가격과 혜택을 비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주 이용 플랫폼을 1년 안에 바꾸는 전환율 역시 음식 배달(27.0%)과 이커머스(20.9%) 분야가 가장 높았다. 배달앱 이용자의 63.8%는 여러 서비스를 병행 이용하고 있었으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공 배달앱의 재이용 의향도 80.5%에 달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유료 멤버십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커머스 멤버십 가입률은 75.9%에 달했으며, 쿠팡 와우와 네이버플러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배송·배달·콘텐츠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번들링 전략을 통해 이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바꾸는 플랫폼 판도…K-플랫폼 해외로

플랫폼 시장의 새로운 변수는 생성형 AI다. 생성형 AI 이용자의 60.0%는 AI가 기존 검색 서비스 기능의 절반 이상을 대체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92.6%에 달해 정보 탐색 방식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75.2%는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주요 진출 지역은 동남아시아(54.2%)가 가장 많았으며 미국(53.5%), 일본(45.3%), 중국(39.1%)이 뒤를 이었다. 동남아 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시장까지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현지 마케팅과 유통망 확보, 국가별 규제 대응, 글로벌 전문 인력 확보, AI 인프라 투자 부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구독경제 확산과 사업 다각화 등 급변하는 플랫폼 시장 환경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에 맞는 디지털 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