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안면신경초종양(Facial Nerve Schwannoma)’ 환자를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안면 신경 기능이 양호한 안면신경초종양 환자의 경우 보존적 치료로도 장기적으로 안면 신경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비롯한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충남대학교병원, 가천대학교 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대한안면신경학회 등 국내 9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안면신경초종은 두개골 내 발생하는 희귀 종양으로, 주요 증상은 무증상부터 안면 신경 마비, 청력 및 전정기능장애 등 다양하다. 세계 유병률은 약 0.15~0.8%로 추산된다. 진단 시 환자 증상과 중증도, 종양 위치와 크기 등에 따라 수술과 방사선 치료, 보존적 치료 등이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최적의 치료 방침이 확립되지 않아 치료 후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안면 신경 기능이 양호한 안면신경초종양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평균 63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대부분 환자(81.4%)에서 종양이 다발성 부위를 침범했으나, 종양 크기는 연평균 0.48mm 정도로 경미하게 증가했다. 46.5%의 환자에서는 종양 크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83.7%의 환자에서 안면 신경 기능(House-Brackmann grade)의 변화가 없었고, 안면 신경 기능이 악화한 16.3%의 환자는 대부분 1~2등급 내의 변화를 보였다.
본 연구를 계획한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종대 교수는 “안면신경초종양은 수술적 치료 시 완전 제거가 가능하지만, 수술 적응증은 일부이며 영구적인 안면 결손이 불가피하다. 치료 결과도 다양해 치료 후 환자 삶의 질 저하 우려가 큰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임상 현장에서 안면신경초종 환자의 적절한 치료 방침 결정과 장기적인 예후 예측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유럽 이비인후과 학술지인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최근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