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내 방산역량을 한 데 모으기 위해 ㈜한화 방산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같은 날 ㈜한화에 한화정밀기계를 매각하고 한화임팩트에 한화파워시스템을 매각하기로 했으며,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합병하는 안건도 함께 의결했다.
3개 회사가 통합하면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의 통합법인과 한화시스템 2개사로 재편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안으로는 각 계열사가 가진 육·해·공·우주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내고 밖으로는 각 계열사가 열어놓은 해외 판로를 결합해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2030년까지 글로벌 디펜스 톱10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
여기에 우주 발사체 연료기술·항법장치·탄약·레이저 대공무기 기술을 보유한 ㈜한화 방산, K9 자주포와 원격사격통제체계·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기술·5세대 전투장갑차 레드백 등을 보유한 한화디펜스를 결합해 방산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디펜스 솔루션 기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F-16·F-35 전투기 등 뛰어난 항공 기술이 주력이지만 패트리엇 미사일(PAC-3), 이지스레이더(AN/SPY-1) 등을 함께 개발하면서 세계 1위 종합방산기업이 된 록히드마틴의 사업 모델과 유사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의 규모를 키우고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건 방산업계의 세계적 추세”라면서 “미국 방산기업 레이시온은 2019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를 인수해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방산기업이 됐고, 2017년 오비탈ATK를 인수해 세계 3위 방산기업이 된 노스롭그루먼의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또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서로 호환되는 제품끼리 패키지 판매가 가능한 방산업계 특성 때문에 그동안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규모의 방산기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
이들 수출국을 더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개에 육박하는 수출길을 확보하게 된다. 넓어진 수출 판로와 다양한 제품을 보유한 종합방산회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방산 패키지’ 수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는 각 계열사가 보유한 기술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방산종합연구소 설립 등 ‘화학적 결합’도 추진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엔진을 제작한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과 ㈜한화 방산부문이 보유한 우주 발사체 연료기술의 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엔진 기술과 연료 기술이 합쳐지면 앞으로 더 발전된 형태의 ‘미래형 누리호’를 만들 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번 인수합병으로 체급을 높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화·자동화되는 미래전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국방에 인공지능과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R&D 투자로 무인화 자율주행 기술·에너지 저장 기술·전장상황 인식 기술 등 차세대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