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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달 31일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 완전 편입으로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봤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그 이유를 모르겠다. 시장에 대한 뷰를 수정해야 하는 건지 고민 중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하소연이다. 대부분 증권사가 지난달 31일 MSCI 이슈일 전후로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 출회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외국인은 보란 듯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중국 ADR 관련 MSCI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인 25일부터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까지 누적 순매수규모는 7500억원에 달한다. 이벤트 당일에도 1300억원 순매도에 그쳤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전기전자(3050억원)와 화학(2230억원) 등 경기민감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중국 ADR의 MSCI 추가 편입을 기점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도규모는 적게는 6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1000억원까지 예상했다. MSCI EM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1조달러에 달하는데 중국 ADR 완전 편입으로 MSCI Korea 비중이 종전 15.69%에서 15.28%로 0.41%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1차 편입일이었던 지난해 11월말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800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가 삼성전자 등 특정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며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있는데다 시가총액 10% 수준의 자사주 소각 이슈에도 그동안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면서 저평가 상태에 놓이자 외국인이 불확실성 장세에서 투자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불확실성 장세에서의 옥석가리기, 보험성 투자일뿐 시장에 대한 매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