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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황영기 금투협회장 "거래세 인하, 정부에 요청"

김인경 기자I 2015.02.04 15:00:00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 취임 기자간담회
"장기상품 세제 혜택 및 규제 완화 등 건의하겠다"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은 4일 “거래세를 완전히 폐지하기 어렵다 해도 업계나 자본시장을 위해 인하를 해달라는 요청을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황 협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거래세로 증권시장은 물론 파생시장 역시 고사상태”라며 “일차적으로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세금부터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황 협회장은 또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 장기 투자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거래에 대한 재점검 등을 임기 기간에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 협회장의 일문일답이다.

- 금투협 전체 조직을 어떻게 평가하나?

△협회가 회원사의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파악한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역량이 충분한가는 조금 더 점검이 필요하다. 문제해결형 중심으로 조직 재정비할 것이다.

-후보 기간 거래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거래세 문제는 상당히 힘든 문제다. 작년 같은 경우 위탁 수수료 수입보다 거래세로 낸 게 더 많다. 30bp라는 거래세가 결코 적지 않은 돈이라서 완전히 폐지하는 건 어렵다. 그러나 업계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 인하해달라는 요청은 꾸준히 할 것이다. 정부의 세수정책과 관련될 수밖에 없는 건 맞다. 다만 꾸준히 노력하겠다. 우선 우정사업본부랑 국민연금은 정부살림인데 여기서 거래세 거둬가 봐야 주머니 돈 옮기는 효과인데, 영향은 굉장히 컸다. 시장이 죽어버리는 부작용을 불러일으켰다. 1차적으로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장펀드에 최근 농어촌특별세가 부과되며 논란이 있었는데?

△가슴 아픈 부분이며 저희 협회 실수다. 상품 구성을 할 때 농특세가 면제된 세금에 대해서 부과된다는 특별조항이 있다는 것을 놓쳤다. 저희가 사전에 설명을 못 드리고 농특세가 없는 줄 알고 투자하신 분들에게 협회가 피해를 끼친 셈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상품을 점검하고 또 점검하겠다. 연말정산처럼 소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다만 2015년에 과세가 될 텐데, 내년에 부과되는 부분은 농특세가 면제되도록 정부 당국과 국회의 설득작업을 하고 있다. 확답은 아니지만 긍정적 답을 들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지난 일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증권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모색 중인데 세제혜택이나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해외 나가서 수익을 내야만 글로벌화가 아니고, 국내에서도 충분히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말씀을 드린다. 일부 증권사는 해외에서 리서치부터 브로커리지, 뱅킹까지 해보겠다고 현지법인을 차렸다가 철수한 경우도 있고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서 사업하다가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반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진출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에서 돈을 모아서 해외에서 투자하는 ‘아웃 투 아웃’ 형식의 자산규모가 8조원 정도다. 자산운용은 몸이 가벼워서 좋은 사람과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만 갖고 있으면 재빨리 발붙일 수 있는 업종의 특징이 있다. 증권사들의 해외 오퍼레이션은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

정부가 도와줬으면 하는 것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해외펀드에 대해서 세제 부분을 완화하는 것이다. 배당 소득세에 금융소득 종합 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개인들이 투자를 할때는 해외 펀드를 사지 않고 주식시장의 직구를 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라도 해외펀드가 많이 팔렸으면 좋겠는데, 여기에 대한 세금이 직접 주식 사는 것보다 불리하게 돼 있어서 형평성을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국제화의 생각은 외국 자산운용사에 대한 관리 문제다. 얼마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떠났는데, 천하의 골드만삭스가 실력이 부족해 떠난 것은 아니다. 영업이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금융국제화를 위해서 국제적인 관리, 감독규제와 비슷한 수준의 정합성을 갖는 수준의 관리를 해주면 외국계도 그렇게 힘들지 않게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실물이랑 자본거래는 자유화가 돼 있는데, 매매 중개하는 지급결제 수단인 원화가 아직 국제화가 안 돼 있다. 원화의 국제화 문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

-콜차입을 추진할 것인가?

△중소형 증권회사들은 콜차입으로 살림을 꾸려나가는 게 굉장히 많다. 선거 캠페인때 만난 중소형 증권사 CEO가 “좌판 벌여놓고 하는 사업아니고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면허를 받아서 하는 사업인데 어느 날 갑자기 목줄을 끊었다”고 표현했다. 자금 조달의 원천인 콜자금 차입이 끊길 마당에 와 있다는 것이다. 임시로 한국증권금융에서 돈을 대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자본시장연구원을 통해 알아보니 작년 10월 무렵 리포트를 하나 냈다. 콜시장을 이원화해서 지급준비형콜과 비지급준비형콜로 나누자는 것이다. 지준형콜은 은행끼리만, 비지준형은 은행과 증권사가 거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전면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용이다. 황급한 문제라고 생각을 하니 콜시장을 이원화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도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을 빨리 해봐야겠다는 생각한다.

-협회장 당선 이후 과제 중 우선순위는?

△급한 건 부동산 취·등록세가 현재 소송 중이다. 법원에 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잘못된 과세에 대해 바로 잡아야 한다. 소장펀드의 농특세 과세 같은 문제 없도록 하겠다. 장기펀드의 세금 면제 역시 대단히 중요하고, 시장 파이 키우는 것도 중요한데 기간을 가지고 추진하겠다.

-해외펀드 과세 형평성 문제는 비과세 추진으로 해석해도 되나?

△완전 면세 무리다. 직접 투자와 형평성 정도만 맞춰져도 수요 높아질 것이다. 실제 일본 노령화 진행됐는데 월지급식 펀드많고, 해외 펀드 굉장히 많다는 게 특징이다. 해외 펀드 활성화 되면 우리도 월지급식 펀드 만들고 투자자 포트폴리오 다양화하는 데 도움될 것 같다. 물론 비과세 필요하지만, 어려운 환경인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종합과세대상 포함되는 것만이라도 빼줬으면 한다.

-금투협 회장이 명예직이라는 인식도 있는데?

△회장직이 명예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협회장이 일도 많고 가장 힘든 곳이 아닌가 싶다. 회원사 많고 복잡하고 요구사항도 까다롭다. 굉장히 힘든 자리다.

제 공약에 성과급을 업계 전체 실적과 연동을 하겠다는 것이 있다. 업계가 어려운데 협회장이 고정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통을 같이 한다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 협회 임원 급여를 정하는 보상위원회에 건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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