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고비용 생산체제를 개편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건비가 주축인 비용은 높아지는 반면 생산성은 낮아지는 문제점을 조속히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퍼진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완성차업계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영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현영석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승길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자동차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고비용·저생산성 구조가 화두로 올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점차 생산 경쟁력을 잃어 해외 생산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영석 교수는 “총비용 절감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내 공장의 공동화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선진자동차업체 노사라면 자국 내 생산물량 증대를 이해 임금인상 억제와 생산성 향상, 물류·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작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1년 현대차(005380)의 국내외 편성효율을 살펴보면 국내가 53.3%, 해외가 89%이다.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 해외 공장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생산성을 보여주는 공장별 자동차 대당 조립시간도 현대차는 30.7시간으로 GM 21.9시간, 포드 20.6시간, 도요타 27.6시간, 닛산 18.7시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최근 문제가 된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금체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승길 교수는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향후 과제는 임금체계를 개편해 현재보다 효율적으로 임금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고정급여를 의미하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두고 노동계가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애햐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임금 기준이 변경되면 향후 1년과 지난 3년의 노동비용은 38조5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산업계의 가장 큰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현재 160여 개 사업장에서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자동차업계의 맏형인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질 경우 6조~7조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소송으로 불거진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연봉제와 직무급제,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베이스업, 변동상여금 등과 연계돼 있는 현재의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상여금도 근무성적, 일수, 인사고과에 따라 명확히 지급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직 통상임금과 관련해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짚고 넘어갔다. 그는 “근로기준법이나 시행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며 “판례를 입법화하고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입법례 등을 참조하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규식 연구위원은 “완성차 업체의 교대제 개편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소수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본격적인 개편준비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력업체들의 개편으로 자동차 원하청관계 개선을 이뤄 자동차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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