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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日 증시 '급제동'…엔화 강세 조짐에 수출주 와르르

양지윤 기자I 2024.03.11 12:49:48

닛케이지수, 올 들어 최대 하락폭
장중 990포인트 급락
달러 약세·엔화 강세에 수출주 실적 우려 커진 탓
다음주 '마이너스 금리 해제' 확실시…엔화 상승세 불붙여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가 장중 990포인트까지 급락했다.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이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자동차 등 수출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후퇴한 탓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다음주 열리는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엔화 매수세에 불을 붙이며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사진=AP)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11시35분 현재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84.84포인트(2.48%) 하락한 3만8704.10선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990포인트까지 빠지며 지난 1월4일(770포인트 하락) 이후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후퇴한 게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연초부터 이어진 엔저와 주가 상승 흐름이 끊기면서 닛케이 평균이 2월22일 34년 전 버블기 최고치(3만8915)를 경신했던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엔 환율이 146엔대 중반을 기록했다. 지난 8일 발표한 2월 미국 고용통계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달러 매도, 엔화 매수가 확산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의식한 엔화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 최근 물가와 임금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에서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선언할 조건을 충족했다는 평가다.

특히 엔저에서 엔고로 전환은 수출기업의 실적을 짓누를 수 있어 악재로 여겨진다. 이같은 우려에 수출 대표주인 도요타자동차는 장중 한때 4% 급락했고, 닛산자동차 역시 4%대 하락하는 등 자동차주의 부진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밖에 농기계 제조사인 쿠보타, 캐논 등의 수출주도 내림세다.

마츠모토 후지오 오카산증권 수석 전략가는 “내년(2025년 3월기) 실적 전망의 전제가 되는 환율이 엔고로 움직이면서 애널리스트와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관련주의 차익실현 매물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중 도쿄전자는 6%대, 어드밴테스트는 7%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주 역시 장중 6%대까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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