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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도 친문도 아냐" 민주 혁신위 "가죽 벗기고 쇄신할 것"(종합)

이상원 기자I 2023.06.20 16:46:13

민주당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
김은경 "野, 기득권과 내로남불의 상징"
"국민은 민주당 대안으로 생각 안 해"
전면적 쇄신 주장…공천 시스템 개혁도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베일을 벗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칭)가 첫 활동에 돌입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현재의 민주당을 ‘기득권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전면적 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혁신위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첫 과제로 꼽고 2020년 이후 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가 연루된 부패·비리 사건을 우선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민주당은 20일 국회에서 혁신위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김은경 위원장과 새로 선임된 위원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국회의원 코인투자 사건’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다”며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민주당이) 윤리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돈 봉투 사건’과 ‘코인 투자 사건’ 지목하고 당내 도덕성 회복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혁신위는 윤리 회복 방안을 실현하는 구체적 계획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혁신위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진상조사를 첫 번째 과제로 선정했다. 김 위원장은 “‘코인 논란’은 개인의 일탈로 보이고, ‘돈 봉투 사건’은 조직의 문제인 것 같다”며 “이런 (돈 봉투) 종류의 사건에 민주당은 매뉴얼을 만들어 잘 대응했는지 등을 봐야 제도적 쇄신안이 나올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의 민주당이 대안 야당으로 역할을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고 정부·여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데도 민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많지 않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일환으로 전면적 쇄신을 주장한 김 위원장은 공천 시스템 개혁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그는 “정당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국민에게 정치 혐오를 일으킨다”며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제를 혁파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혁신위가 ‘이재명 호위무사’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친 것에 대해선 “저는 정치권에 빚이 없는 사람”이라며 “당연히 친명(親이재명)도, 비명(非이재명)도, 친문(親문재인)도, 비문(非문재인)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는) 계파 이익, 일부 강성당원의 요구,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현역 국회의원의 이해에 한 치의 관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 시각 이후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혁신의 동력을 저해하는 모든 시도와 언행에는 일절의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의 혁신을 저해 시, 형사처벌은 아니지만 반대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해 혁신위의 의견을 전할 것이라 역설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 혁신의 관계와 관련해선 “사법 리스크는 사법적 판단(영역)으로 넘어간 것”이라며 “그 문제를 우리가 관리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현재까지 선임된 혁신위원을 공개했다. 김남희 변호사, 정책연구소 ‘LAB2050’의 윤형중 대표,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 등을 연구하는 ‘더가능연구소’의 서복경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해식 의원, 이선호 울산광역시당 위원장이 위원으로 구성됐다.

‘혁신위원 중 과거 선거 캠프에서 일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 선언한 분도 있다’는 지적에 그는 “두 분 정도 확인됐는데 당연히 (소속된) 계파가 없고 당 관계자도 아닐 뿐만 아니라 특정한 분은 경선이 아닌 본선 (캠프에) 참여해서 전문가의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재명(왼쪽에서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은경(오른쪽에서 두번째) 혁신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제1차 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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