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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손열음은 “모차르트는 저의 손과 마음의 중심에 있는, 제가 가장 편안하게 다가가는 작곡가”라며 “몇 년 동안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아다녔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모차르트를 만나게 됐다”고 모차르트로 돌아온 배경을 밝혔다.
음반 녹음은 우연 같으면서도 운명처럼 찾아왔다. 지난해 발매된 플루티스트 조성현과의 듀오 앨범을 녹음하기 위해 통영국제음악당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마침 음악 프로듀서인 최진 톤마이스터(tonmeister, 소리 장인)의 일정이 며칠 더 남아 있어 솔로 음반을 녹음하게 됐다. 녹음을 시작한 날은 지난해 1월 27일. 마침 모차르트의 생일이었다.
손열음과 모차르트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BBC 프롬스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모차르트를 자주 연주했다. 2019년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지휘자 겸 바이올리니스트 고(故) 네빌 마리너와 녹음한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당시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영상은 2023년 3월 현재 유튜브에서 21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모차르트 작품 실황 연주 중 최고 기록이다.
“이번에 다시 연주한 모차르트는 어릴 때와는 달랐어요. 소나타 전곡을 연주해보니 모차르트의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죠. 만화경 같은 음악이랄까요. 그래서 이번엔 조금 더 즉흥 음악처럼 연주해보려고 했어요. 모차르트 음악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많아서 최대한 자유롭게 연주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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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 및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 최고 연주상을 차지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아 공연 기획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손열음은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 (예술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음악제를 통해 제가 생각보다 욕심도 많고 끈기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저의 한계도 발견할 수 있어 감사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손열음의 다음 목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그리고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도전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의 경우 2020년 한 오케스트라와 공연 이야기가 오고 갔으나 코로나19로 아쉽게 무산됐다. 손열음은 “여러 다양한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모차르트 사이클을 같이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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