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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차 인도 뱅갈루르에 참석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전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 환율이 어떻게 될지 걱정했는데 외환시장은 감사하게도 안정적이었다. 환율의 주요 원동력은 우리의 결정이 아니라 미국 통화정책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에 달려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7.8월 하락한 1297.1원에 마감한 후 이날 7.7원 다시 올라 1304.8원까지 상승했다.
이 총재는 “환율의 특정 수준을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고 환율을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면서도 “큰 변동성이 있고 투자 심리가 예민해질 때마다 이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선 몇 가지 조치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전일 금통위 기자회견에도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환율 절하를 어느 정도 용인할지, 외환보유액으로 쏠림을 막을지, 금리로 대응할지 등 모든 선택지를 놓고 정교하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임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가 5.5%, 더 나아가 6%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선 “변동 환율 체제에서 한미간 금리 역전이 반드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 현 시점에선 미 금리가 5%에서 5.5%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현 상황은 매우 빠르게 변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총재는 “그래서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살펴봐야 한다. 금통위원 대다수가 금리 동결에 찬성했지만 금리 인상을 열어두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1명은 3.5% 현 수준에서의 금리 동결을 찬성한 반면 나머지 5명은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에 대해선 최근의 가격 하락 둔화가 나타나고 있어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제에서 매우 큰 부분이고 2년간 가격이 급속도로 올랐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일종의 조정 기간”이라면서도 “작년말 집값이 급격하게 떨어져 걱정이었지만 최근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것은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는 본인을 ‘행운의 중앙은행 총재’라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와 경제부총리는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긴축 재정정책을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통화, 재정정책이 잘 조화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을 향해 예금·대출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이 한은의 긴축 기조와 상충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런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첫 번째는 대통령이 5대 은행의 과점체제를 예금·대출금리의 경쟁 제체로 바꾸려는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1월과 비교해 예금·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통화정책과 상충된다고 하는데 이는 작년 11월, 12월 시장금리를 급등하게 만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 인해 단기 유동성 제약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정상화되면서 내려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총재는 “시장금리와 기준금리간 스프레드는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 300bp(1bp=0.01%포인트) 올린 금리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며 “시장금리는 이전보다 훨씬 높고 그래서 통화정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