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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서울 광진구의 한 교회 부목사로 일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도들의 신앙·경제 문제 등을 상담해왔다. 그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정신적 치유는 물론 좋은 투자처를 찾아 재산을 늘려주겠다”고 신도들을 속여 총 4억28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2013년 4월 A씨는 교회에서 신용불량자에 배우자가 실종되고, 둘째 아들이 아픈 ‘삼중고’에 시달리던 피해자 B씨를 만났다. 그는 B씨에게 “내가 지금부터 하나님과 대화를 할 테니 보험, 적금, 전세보증금 등 모든 재정 내역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이를 통해 그는 같은 달 5월 약 4000만원을 시작으로 2016년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 1억1300만원을 갈취했다.
피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2019년 4월 같은 교회에서 여동생의 극단적 선택, 조카의 학교 폭력 피해 등으로 힘들어하던 또 다른 피해자 C씨를 만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내가 하나님이 알려주신 대로 재산을 불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C씨의 전세 보증금, 카드론 대출 등을 통해 5차례에 걸쳐 약 2억8000만원을 뜯어갔다.
A씨에게 당한 피해자 중에서는 이혼 소송을 겪으며 힘들어하던 D씨도 있었다. 2019년 5월 D씨를 만난 A씨는 “당신의 이혼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라며 “무조건 순종하고, 재산목록을 가져오면 이를 지키게끔 기도하겠다”고 약 3500만원을 뜯어냈다.
결국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던 신도들을 거듭 갈취한 A씨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조언과 위로, 평안을 얻고자 한 피해자들의 신뢰를 악용했다”며 “심각한 피해를 주고 아직까지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2심 재판부 역시 A씨의 죄질이 불량하다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로부터 전 재산과 다름없는 돈을 받고, 신뢰를 악용했다”라며 “모든 양형 조건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