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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판매 눈앞 '렉키로나' 얼마나 팔릴까...증권가 전망은 '751억원'

이광수 기자I 2021.11.12 17:17:43

EMA 산하 CHMP, 렉키로나 승인 권고
증권사 4곳 렉키로나 매출 전망 평균 751억원
KTB證, 내년에는 렉키로나 매출 줄 것으로 분석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판매 승인 권고를 획득했다. 결격 사유가 없으면 연내 EM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유럽서 허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렉키로나는 국내1호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EMA 최종 승인을 받으면 유럽에 렉키로나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다만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맥 주사제인 렉키로나가 먹는 치료제보다 상대적으로 덜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구용보다 효율적이어서 중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큰 환자에게는 범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HMP, 렉키로나 승인 권고

12일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에 대한 CHMP 판매 승인 권고를 획득했다고 장전 공시를 통해 밝혔다. CHMP는 의약품에 대한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EMA에 승인 여부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CHMP가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해 승인 권고 의견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허가 절차는 △국가별 사용권고 획득 △롤링 리뷰 △정식품목허가 신청 △CHMP 승인 권고 △EC 정식품목허가 등 5단계로 진행된다. 이번 승인 권고로 렉키로나는 정식품목허가만 남았는데 사실상 승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종 사용 승인을 받으면 EMA 승인을 획득한 최초의 국산 항체 신약이 된다.

렉키로나의 적응증 대상은 코로나19가 확진된 성인(만 18세 이상) 환자로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으로 이환 가능성이 큰 환자다. 국내 품목허가와 동일하게 정맥투여 60분으로 CHMP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한국 코로나19 치료현장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렉키로나를 유럽국가에서도 코로나19 치료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글로벌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 성공시 다른 방식의 치료제 대비 경쟁우위가 가능한 비용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항체치료제의 검증된 효과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렉키로나 올해 매출 751억원 전망

렉키로나의 유럽승인은 이미 예상된 만큼 시장의 이목은 실적 전망에 쏠려있다. 셀트리온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미끄럼을 탔기 때문이다. 유럽 승인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SK증권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렉키로나의 실적을 추정치에서 아예 제외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이 올해 렉키로나 공급계약 체결 공시는 두 차례다. 3월 30일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인 유플라이마와 램시마IV, 허쥬마, 트룩시마와 함께 렉키로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2686억원이다. 이후 석달 뒤인 6월 30일에도 2611억원 규모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다만 이 역시 램시마, 트룩시마와 함께 공급한 규모여서 정확한 매출 규모는 알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셀트리온이 렉키로나로 약 751억원(증권사 4곳 평균)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별로 전망치는 차이가 있었다. 신영증권이 1248억원을 제시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고 △신한금융투자(787억원) △KTB투자증권(534억원) △키움증권(437억원) 순이었다.

내년도 실적 전망 방향은 엇갈렸다. KTB투자증권은 오히려 내년에 렉키로나 매출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올해 534억원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제시했지만, 내년에는 138억원, 내후년엔 16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렉키로나 전망 매출을 올해보다 늘어난 1062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이 역시 투자자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화이자(PFE)와 머크(MRK)의 경구용 치료제 출시 본격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즉각적인 효과가 필요한 입원환자에게는 경구용보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오지만, 편의성 측면에서 경구용 치료제보다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전망이 작용했다.

이동건 신한금투 연구원은 “최근 공개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10대 잠재적 코로나19 치료제’ 리스트에서 렉키로나가 제외됐고, 경쟁사들이 유럽 국가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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