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하이선 강타’…“원전 6기 정지, 바다 염분 때문”

문승관 기자I 2020.09.25 14:10:43

원안위·산업부 합동조사 “강풍에 다른 바다 염분 변압기 흡착 결론”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이달 초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고리· 월성 원전 6기가 일시에 가동을 정지한 사태에 대해 정부가 강풍이 동반한 바다 염분(바닷물 소금기)이 외부 변압기(변성기) 등에 흡착해 발생한 불꽃(섬락·flashover)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가동이 일시 정지한 원전 8기(고리1·2·3·4, 신고리1·2, 월성2·3)에 대한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는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고리1·2·3·4호기와 월성2·3호기가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량을 계측하는 계기용 변성기에 태풍이 동반한 강풍으로 염분이 흡착돼 섬락이 발생했다며 당시 스위치야드에 있는 차단기가 개방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섬락은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현상이다. 소외전원 공급을 차단한 고리1·2·3·4호기는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가동했다. 고리3·4호기는 태풍이 지나간 후인 지난 4~5일에 태풍 시 달라붙은 염분으로 섬락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대기보조변압기 전원이 차단되고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신고리1·2호기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765kV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강풍으로 철탑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했다.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됐고 원전도 정지되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했다.

원자력발전소 부지에는 원자로에서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그 힘으로 터빈을 회전시키고 전기를 생산해 송전설비를 통해 외부 변전소 등으로 송전하고 동시에 원자로냉각재계통 등 안전설비 등에 필요한 전력을 외부 송전설비 등으로부터 공급받도록 설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원안위와 산업부는 설명했다.

발전소 인근 한국전력 관할 송변전 설비에는 염해에 따른 섬락, 강풍에 따른 시설물 탈락 등 일부 피해와 고장이 원전 정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안위와 산업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외부에 노출된 변압기 등 주요 시설물을 밀폐 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염해에 따른 섬락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고리2·3·4호기, 월성2·3·4호기, 한빛1·2호기의 주변압기, 대기변압기, 계기용변성기 등 구간을 밀폐설비로 변경한다.

태풍 시 원전 운영방안도 새롭게 정비한다.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범위를 고려해 사전에 출력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정지 등 원전의 안전한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기환 원안위 원자력안전과장은 “원안위는 손상부품 교체, 염분제거 등 정상운전을 위한 한수원의 조치를 철저히 확인해 원전 재가동을 허용할 계획이다. 송전설비 관리 프로그램을 반영한 관련 절차서 마련 등 재발방지대책의 이행계획을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훈 산업부 분산에너지 과장은 “한국전력 관리 영역은 염분에 강한 재질로 애자를 교체하는 등 설비를 보강할 계획”이라며 “손상부품 교체, 염분제거 등 정상운전을 위한 한수원의 조치가 완료되면 원안위는 이를 철저히 확인해 원전 재가동을 허용하고 송전설비 관리 프로그램을 반영한 관련 절차서 마련 등 재발방지대책의 이행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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