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총격’ 해명없는 北…정부 향해 “남북경색, 한국 탓”

김미경 기자I 2020.05.04 14:43:46

北매체, 총격 하루만에 대남비난 쏟아내
남측 美 대북 적대시정책 추종 비판
"북침 준비 위한 군사적 대결 책동에 광분"
한민연합훈련 재개 등에도 강력 반발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4일 “남조선 당국은 미국의 대(對) 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을 적극 추종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는 북한군이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감시소초(GP)를 향해 총격을 가한 지 하루 만이다. 이번 총격에 대한 언급이나 해명 없이 대남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변명할 수 없는 반민족적 죄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한국)이 북침 전쟁준비를 위한 무력 증강과 군사적 대결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지난 1월 14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지역 내 북한군이 초소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메아리는 “남조선은 미국의 대(對) 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에 적극 추종하고 있다”면서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에 광분하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혈안이 되어 민족의 이익을 해친 남조선 당국의 죄악은 그 무엇으로써도 가리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사상 최대의 국방예산을 책정하고 미국으로부터 스텔스전투기 F-35A와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비롯한 첨단 군사 장비들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대유행병(코로나) 사태에도 아랑곳없이 남조선·미국 연합공중훈련과 해병대 합동상륙훈련까지 벌여놓았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이어 “남조선 당국은 입으로는 평화와 관계개선을 떠들고 있지만 실지로는 민족 내부문제를 놓고도 꼬물만한 자주성도 없이 외세와 뻔질나게 마주앉아 쑥덕공론을 벌이며 북남관계를 침체상태에 빠뜨렸다”고 했다.

이어 “현실은 북남관계와 조선반도 평화과정이 과연 누구에 의해 교착 상태에 빠져들게 됐는지를 똑똑히 보여 주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마땅히 북남관계를 경색 국면에 빠뜨린 것에 책임을 느끼고 외세와 작당해 반공화국 대결소동에 열을 올리는 범죄적 망동부터 걷어치워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메아리는 북한군의 GP 발포 사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근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을 한 한국 탓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해 주장했다.

한편 북한의 이번 도발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첫 DMZ 내 총격 발사이자 군사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이 갑작스럽게 우리 GP를 향해 총격을 가해 온 의도와 관련해 정밀 분석 중에 있으며, 이날 아침 9시 25분 북한 측에 남북군사회담 우리 측 대표 명의로 설명 요구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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