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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이례적 판매증가…주 52시간 영향?

송주오 기자I 2018.07.20 11:55:27

CU·GS25서, 7월 숙취해소제 판매신장률 16% 이상
주 52시간제 시행전인 5월·6월 신장률 압도
퇴근 시간 빨라져 개인적 술자리 늘어난 영향 분석…"지속여부는 불투명"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7월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판매량이 급증했다. CU가 단독으로 판매하는 숙취해소제 ‘지금부터 안티이불킥’.(사진=CU)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숙취해소제 판매량이 급증했다. 통상 숙취해소제는 모임이 많은 연말과 연초에 판매량 증가를 기록한다. 한여름 판매 증가는 이례적이다. 편의점 업계는 이달부터 시행한 주 52시간제 영향으로 개인 모임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7월(1일~18일) 숙취해소제의 매출 신장률이 평월대비 최대 2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CU의 월별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숙취해소제의 매출은 5월 6.3%, 6월 9.6%로 한 자리 수 신장률을 보이다 이달 들어 16.1%나 매출이 껑충 뛰었다. 숙취해소제는 보통 연말·연초 매출 지수가 높은데 여름철에 이렇게 매출 두각을 나타내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GS25에서도 이달 숙취해소제 판매량은 늘었다. 전년대비 기준 5월과 6월 각각 11.2%, 10.7%를 기록했다. 7월(1일~19일)에는 17.4%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숙취해소제와 함께 조리면, 도시락 등의 매출도 많이 증가했다. 주요 오피스 상권에서의 점심 시간(오전 11시~오후 1시)대 매출 분석결과 이달(7월 2일~7월 19일) 조리면과 도시락은 전월대비 31.4%, 27.6% 증가했다. 샌드위치와 김밥 등도 20% 안팎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GS25 관계자는 “주52시간 시행으로 업무 시간을 타이트 하게 관리하는 회사가 늘어남에 따라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며 “7월 들어 장마에 이어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직장인들이 멀리 있는 식당보다 건물 안 또는 가까이 있는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한 것도 오피스 상권 점심시간 먹거리 매출이 늘어난 요인이기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1일부터 시행한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달부터 주당 법정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었다. 하루 최대 8시간 근무에 휴일근무를 포함한 연장근로 시간을 최대 12시간까지만 법적으로 허용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이달부터 적용하며 순차 도입 후 2021년까지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바뀐 근로시간에 맞추기 위해 각 기업들은 정시퇴근을 독려하고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율출퇴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1일 4시간 이상,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신세계그룹은 근로시간 자체를 줄였다. 올 초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맞춰 백화점과 이마트 점포 운영시간도 조정했다. 이마트는 폐점시간을 기존 자정에서 저녁 11시로 한 시간 앞당겼으며 백화점은 개점 시간을 오전 10시30분에서 오전 11시로 늦췄다.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야근을 유도하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해 야근 자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제로 정시 퇴근 문화가 확산하면서 저녁에 개인적인 술자리가 늘어난 영향”이라면서 “다만 사회전반적으로 회식을 줄이는 등 술 소비량이 줄고 있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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