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예그리나 어린이집 졸업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청년 일자리 관련해 여러 대책을 냈는데 이번에는 분명히 효과를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필요하면 추경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추경을 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면서도 “예산·세제·금융·규제개혁 등 모든 정책을 포함한 특단의 정책을 준비 만들 것이다.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필요하다면 추경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추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경은 예산안을 확정한 이후 부득이한 사유로 이미 편성된 예산을 변경하는 것이다.
기재부 “추경 검토 없다”→“추경 배제 않겠다”
기재부 분위기는 과거와 분명히 달라졌다. 이찬우 차관보는 지난해 12월 ‘2018년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내년에도 추경을 염두에 두고 있나’는 질문에 “현재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달에도 기재부에선 “예산안 처리된 지 얼마 됐다고 추경을 하나”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상황이 되면 추경도 검토할 수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적 요건은 국가재정법에 규정돼 있다. 해당 법 89조1항에 따르면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대내외 여건에 대한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 여권에선 대량실업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실업 문제가 국가 재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 9일 2월 경제동향(그린북) 발표에서 한국경제 3대 리스크 중 하나로 청년실업을 꼽았다.
지표로도 실업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이 9.2%였다. 이는 실업자 분류 기준을 현재처럼 변경한 1999년 이후 11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12월(9.2%), 올해 1월(8.7%) 청년실업률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2월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황인웅 기재부 정책기획과장은 “2월 졸업시즌, 인구변화 등으로 청년 실업률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2월 청년실업률이 연중 최고치인 12.3%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한국GM 실직 문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1일 국회에서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관련해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GM은 오는 5월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공장이 폐쇄되면 1만3000여명(협력업체 포함)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한국GM과 협력사의 국내 총 고용인원은 15만6000명(2016년 기준)이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지난해 하반기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 결과에 따르면 군산시 실업률은 3년 연속 증가했다. 전북 군산의 고용률은 전국 77개시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반면 세수 상황은 좋은 상황이다. 지난 9일 2017년 회계연도 세입·세출 확정 결과, 지난해 국세 수입은 265조4000억원으로 정부가 계획한 세입예산(작년 7월 추경 전망액)보다 14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이는 2007년(14조2000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1년 동안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총세입액-총세출액-다음 연도 이월액)은 11조30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지난해 법인세가 59조200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7조1000억원 더 걷혔기 때문이다.
한국당 “‘국민세금 퍼주기’ 반대”
|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밝힌 추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초과세수는 20조~3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세계잉여금(11조3000억원)에서 지방 교부금·교부세 등을 뺀 수조원과 올해 초과 세입액 예상치(14조6000억원~22조9000억원·의원실 추산)를 더한 것이다. 정부가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에 쓰지 않고 추경 편성에 나설 경우를 가정한 규모다.
야당은 20조원이 넘는 추경이 현실화될 경우 ‘정치적 추경’이라며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추 의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경기침체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고 청년실업이 올해 갑자기 심각해진 것도 아니다”며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미래 국민 부담인 국가채무부터 상환하는 것이 재정 운용의 기본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 세금을 퍼주는 정치적 추경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