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정부 고위 소식통은 8일 “우리는 (김경희가) 위독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며 “집안 내력인 심근경색인데 알코올 중독으로 심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경희가 지난해 9월에서 10월 사이 러시아에서 병을 치료하고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발이 굽어지는 의학적으로 생소한 질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경희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마지막으로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9일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 공연 관람이었다.
남편인 장성택과 함께 김정은 체제 후견인 역할을 하던 김경희는 이후 공개 석상에 자취를 감춰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장성택 처형 후 발표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에 6번째로 이름을 올려 외견상 정치적 위상은 지켰지만 김국태 장례식(2.16일), 김정일 2주기 행사(2.17일) 등 중요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남편의 숙청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 탓에 스스로 공개 장소에 나타나는 것을 자제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결국 건강 이상에 따른 불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경희 건강이상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김경희가 소위 ‘백두혈통’이라는 점에서 장성택 문제에 엮여 공개 석상에 못 나왔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경희가 장성택 처형 전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된 남편과 법률상 이혼 절차를 밟아 ‘남남’이 됐을 것이란 관측도 이미 나온 바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었지만 젊은 시절 장성택과 잦은 부부 갈등을 빚고 외동딸인 장금송마저 2006년 파리에서 유학 중 자살하는 등 굴곡진 삶을 산 김경희는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건강을 크게 해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소식통은 “딸이 죽은 뒤 장성택과 부부 싸움이 심했다고 한다”며 “장성택은 한량 기질이 있어서 술과 여자를 가까이했고 김경희는 더욱 술에 의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게다가 집안 병력인 심장병까지 있어 김경희는 예전에도 외국에서 빈번한 치료를 받았다.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김경희는 2012년 하반기에도 건강이 크게 나빠져 싱가포르로 날아가 급히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2인자’ 장성택이 전격 처형돼 북한의 권력 지형이 크게 요동친 가운데 상징적으로나마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던 정통 ‘백두혈통’ 김경희마저 부재하게 되면 향후 북한의 정치적 안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