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에 가계대출 폭증…지난달 10.6조 역대급 증가

원다연 기자I 2020.11.11 12:00:00

10월 한달새 10.6조 늘어…역대 두번째 증가폭
거래량 주는데 최근3개월 전세대출 높은 증가세 지속
주택자금 수요 신용대출로 넘어가며 증가폭 확대

8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지난달 가계대출이 역대급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셋값 상승에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 수요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로까지 확대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0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래 10월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월별로도 지난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6조8000억원이 늘어나 지난 2월(7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대란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을 키웠다. 실제 지난 7월말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거래량은 줄어든 반면 전세자금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만2000호였던 것에서 8월 4만호, 9월 3만호로 감소했다. 반면 최근 3개월간 전세자금대출은 8월 3조4000억원, 9월 3조5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3조원이 증가했다. 앞서 4~7월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2조~2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규모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전세거래가 축소되더라도 전세가격 상승분을 확보하려는 대출 수요로 전세자금대출이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추석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에 증가세가 주춤했던 가계대출도 지난달 다시 증가폭을 확대했다. 전세자금 수요를 비롯한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넘어온데다 지난달 빅히트 공모두 청약 증거금 마련 수요가 겹치면서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한달새 3조8000억원이 늘어나 지난 2018년 10월(4조2000억원) 이후 2년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월에 비해 9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이 1억원, 중소기업대출이 8조2000억원 늘어났다. 윤 과장은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운전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정부와 금융권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한도도 확대되면서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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